[방송]3사 특집극 주인공의 한마디

  • 입력 2002년 9월 18일 16시 58분


《지상파 방송 3사는 추석을 맞아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다채로운 특집드라마를 마련했다. KBS2 ‘첨성대의 달’ MBC ‘부엌데기’ SBS ‘가족만들기’가 그것. 이 드라마에 각각 주연급으로 출연하는 노현희 이민영 김진수가 드라마 소개와 함께 가족과 명절의 의미 등을 이야기했다. 이들은 모두 연휴 동안 촬영이 없어 “모처럼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사람 구실’을 할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KBS2 '첨성대의 달' 노현희▼

탤런트 노현희의 노래와 춤 실력은 추석 특집방송에서 화제다. ‘전국노래자랑’을 무대로 골목시장과 아파트촌 상가 사람들이 벌이는 다양한 해프닝을 그린 KBS2 추석 특집극 ‘첨성대의 달’(22일 오전 10시)에서 그는 평소의 가창력을 유감없이 뽐낸다. 노현희는 노래 잘하는 화장품 가게 주인 역을 맡았다.

“노래 연습을 하도 많이 했더니 실전에서는 오히려 목소리가 안 나와요. ‘베이비 복스’의 ‘우연’을 불렀는데, 결혼(5월)한 뒤 예전만 못하다고 할까봐 걱정입니다.”

노현희는 SBS ‘도전! 1000곡’ 상반기 왕중왕전에서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던 실력자. 21, 22일 SBS ‘도전! 1000곡-황제에 도전한다’에서는 타이틀 방어전에 나선다. 최근 SBS ‘토요스타클럽’의 MC도 맡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그는 아내이자 며느리가 된 뒤 처음 맞는 명절에 감회가 새롭다.

“결혼하니까 친정 생각이 많이 나요. 예전에는 부모님이 해주시는 대로 받기만 하다가 이제는 다 제가 해야 하니까….”

연예인들은 명절이 더 바쁘지만 그는 “이번 추석에 녹화 일정이 없어 가족에게 모처럼 ‘봉사’할 시간이 생겼다”며 기뻐했다. 보름달을 보면서 그가 비는 소원은 무엇일까?

“가족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가장 ‘아줌마’다운 소원이었다.

▼SBS '가족만들기' 김진수▼

“성묘를 3년 동안 못 갔어요. 조상님들이 화내실 것 같아요. 이번엔 장남 노릇 좀 제대로 해보려고요.”

SBS 추석특집극 ‘가족만들기’(20일 오전 10시)에서 주인공 만수 역을 맡은 개그맨 김진수. MBC ‘와우! 동물천하’ ‘코미디 하우스’ SBS ‘좋은 친구들’에 출연하고 있는 그는 2남 중 장남이나 늘 스케줄에 쫓겨 가족에게 신경쓸 겨를이 없다.

“가족이 제 일을 이해해주니까 큰 힘이 돼요. 제가 가족을 챙겨야 할 나이인데 아직도 부모님이 절 챙겨주시니 죄송하고 고맙고 그렇죠.”

‘가족만들기’에서 그가 맡은 역은 고아 출신 노총각. 선을 볼 때마다 고아라는 이유로 퇴짜를 맞자 복덕방 주인의 제안으로 가짜 가족을 구성하게 된다는 코믹 홈드라마다.

“고아 역을 맡으니까 새삼 가족의 소중함을 느낍니다. 이번 추석에는 조카 녀석 선물도 사주고 가족과 조용히 시간을 보내려고요.”

올해 나이 서른 하나인 그는 결혼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었지만 먼저 결혼한 동생이 얼마 전 딸을 낳으면서 마음이 달라졌다.

“결혼이요? 아유, 하고 싶죠. 집에서는 천천히 해도 된다고 하지만 좋은 사람 있으면 당장이라도 하려고요.”

어렸을 적부터 말을 잘해 변호사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자랐다는 그는 “어쨌든 말로 먹고 사는 직업을 택했으니 됐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MBC '부엌데기' 이민영▼

선한 눈매와 둥근 턱선 등 전형적인 동양 미인의 인상을 풍기는 탤런트 이민영. 한복을 입으면 잘 어울릴 것 같은 그는 MBC 추석특집극 ‘부엌데기’(21일 오전 9시)에서 제목 그대로 ‘부엌데기’ 순영 역으로 출연한다.

“얼굴이 너무 하얘 극중 캐릭터와 어울리지 않는 바람에 얼굴을 검게 칠하고 찍었어요. 한복이 잘 어울린다고 하지만, 누더기 한복도 잘 어울릴지 걱정이네요.”

‘부엌데기’는 1950년대 말 종갓집 몸종으로 들어간 순영이 몰래 조리법을 익혀 몰락해가는 종갓집의 음식을 되살린다는 내용의 드라마다.

탤런트 송옥숙이 종갓집을 인수해 종가 음식점으로 살려내는 요정 마담 역을 연기한다. 순영과 사랑에 빠지는 종갓집 도령은 이재황이, 종갓집 종손인 이천수 역은 현석이 맡았다. 1남 2녀 중 막내인 이민영의 집도 실제로 종갓집이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명절 준비로 고생하시는 것을 자주 봤어요. 연기하는 데는 많은 도움이 됐죠.(웃음) 이번 명절엔 음식 장만도 거들며 어머니를 도울 시간도 낼 겁니다.”

그는 탤런트가 된 뒤 바쁘다며 부모님을 소홀히 대한 게 늘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연로하신 부모님께 가장 큰 효도는 ‘함께 시간을 보내드리는 것’이라고 하잖아요. 연예인인 제겐 너무 어려운 방법이지만…, 노력해야죠.”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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