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 전망]카드대출 연체 ‘빨간불’…은행-보험 아직양호

  • 입력 2002년 9월 24일 17시 38분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있지만 연체율은 아직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증가가 아직은 은행의 건전성을 악화시킬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뜻.

그러나 부동산거품이 갑자기 꺼지면 은행들이 엄청난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려 시중통화량을 환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에서는 카드빚으로 과소비했던 사용자들이 빚을 갚지 못하는 비율이 급증하고 있어 개인 신용불량자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은행 보험권 연체율, 아직 낮아〓8월말 현재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연초보다 높아졌지만 아직 1%대에 머물고 있다. 공격적으로 가계대출에 나서고 있는 국민은행만이 2%를 넘어섰다. 이는 외국은행의 연체율(3∼4%)과 비교할 때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오히려 기업대출 연체율이 더 높다. 우리은행은 8월말 2.46%로 연초보다 1%포인트나 높아졌고 국민은행도 2.5% 수준이다.

보험사는 90일 이상 연체자를 기준으로 할 때 연체율이 2% 안팎이다. 담보대출 연체율은 오히려 감소하고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신용카드 과소비 고객의 파산〓신용카드사로부터 현금을 빌려 쓴 고객은 대체로 신용도가 낮다. 카드사의 대출금리도 18∼20%나 돼 연체율이 훨씬 높다.

전업 카드사의 평균 사용대금결제 연체율은 작년말 4.0%에서 올 6월말에는 5.2%로, 카드대출 연체율은 7.3%에서 9.9%로 급상승하고 있다.

카드사의 주된 수익원인 고금리 대출은 부실이 심해져 LG 외환 동양 우리 신한카드의 연체율이 10%를 넘어섰고 삼성 9.1%, 국민 8.8% 수준이다.

총연체율은 우리 신한카드가 10%를 넘어섰고 외환카드도 9.7%나 됐다.

이는 신용카드 고객들이 자신의 신용한계를 넘어서는 과소비를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여서 그동안 경기회복의 버팀돌이었던 소비 증가세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계 카드사도 부실이 심화되기는 마찬가지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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