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스카프, 페라가모 슈즈로 ‘명품 도배’를 하는 이유가 뭔지 아세요? 대화를 풀어가는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자신의 개성을
재치있게 연출할 줄 모르거나 브랜드밖에 보여줄 게 없거나….” 명품 홍보대행사 ‘피플스 레볼루션’의 켈리 코트론 사장조차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치장하는 것은 ‘뉴요커답지 않다’고 말한다. 뉴욕에서 발간되는 패션 잡지들에는 2.5달러짜리 탱크 톱을 대형 할인매장 ‘타겟’에서
산 뒤 2500달러짜리 ‘돌체 앤드 가바나’ 스커트 위에 받쳐입기, ‘짝퉁’ 프라다 부츠와 프라다 백 진품을 섞어 연출하기 등 뉴요커 나름의
유머와 생활감각이 깃든 코디네이션법 설명이 두드러진다. 이 도시의 다양한 민족군만큼이나 뉴욕 여성들의 옷차림은 개성적이다.
그 중 거리에서 티가 나게 공통분모를 이루는 인기 아이템들을 모았다. 뉴욕〓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헌팅 캡
전체적으로 둥글고 머리 쪽으로 조금씩 주름이 들어간 디자인에 오리 입처럼 뾰족한 챙이 달린 헌팅 캡은 인종, 생활구역, 색상을 막론하고 인기다. 검은색이나 흰색, 회색의 무채색계열보다 핑크 보라 초록 등 밝고 눈에 띄는 계열이 많다. 재킷이나 바지 색상 가운데 하나와 통일시키니 귀여워보였다. ‘이미테이션 오브 크라이스트 ’패션쇼장에서.
●벨 보텀 진
주로 다리가 길고 배에 탄력이 있는 ‘바비족’(바비인형처럼 늘씬한 미녀)이 즐겨 입지만 뱃살이 두둑한 여성들까지 배꼽을 노출하며 위풍당당 거리를 누빈다. 특히 리바이스나 게스같은 전통적인 진 브랜드보다 ‘얼 진’ ‘세븐 포 맨 카인드’ ‘조 진’ ‘주시 쿠튀르’ 등 준 디자이너급 패션 진들이 뉴욕 멋쟁이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브라이언트 파크 에서.
●십자가 목걸이
구치의 2002, 2003년 가을, 겨울 컬렉션에 등장한 뒤 각광받고 있는 십자가 목걸이. 십자가의 크기는 가로 세로 3㎝이상의 굵은 것이 많으며 긴 목걸이를 한번은 초커처럼 목에 꼭 맞게, 한번은 펜던트가 늘어지게 매는 것이 특징. 아예 길이가 다른 두 개의 목걸이를 따로 착용하기도 한다. 리틀 이탈리아 거리에서.
●스웨이드 루스 부츠
소재가 부드러워 자연스럽게 늘어지는 스타일의 스웨이드 부츠가 많은 여성들의 쇼핑 리스트에 올랐다. 특히 패션모델, 연예인, 패션 에디터, 각종 패션 브랜드의 VIP만 모이는 패션쇼장 밖에서 이 아이템을 뽐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미니 스커트와 매치하기도 하지만 몸에 꼭 달라붙는 진 위에 신는 경우가 더 많다. 이질적인 두 요소를 결합하는 일종의 ‘레이어드 룩’으로 바지 위에 지극히 여성스러운 로맨틱한 원피스를 겹쳐 입는 경우도 많다. 소호 거리의 ‘마크 제이콥스’매장 앞에서.
●빅 백&코르덴&스카프
각종 패션쇼에서 예견된 대로 면, 스웨이드, 가죽, 니트 등 다양한 소재의 빅 숄더백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초승달 모양인 이브생로랑의 뭄바사백이나 구치의 반달형 가방도 인기. 특히 눈여겨 볼 것은 코르덴의 약진이다. 코르덴 소재 재킷, 바지, 가방은 물론 신발까지, 여전히 인기인 데님만큼이나 다양하게 쓰인다.스카프를 길게 매는 것도 유행이다. 소호 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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