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정기세일 때 가장 붐비는 곳은 역시 의류매장. 실적 좋은 내수 우량주를 고르고 싶은 투자자라면 옷 살 일이 없어도 한 번쯤 백화점 의류매장을 둘러보자. 경기침체와 상관없이 안정적인 실적을 올리는 옷 회사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
▽싸게 팔지 않는다〓의류회사 주가는 매출이 아니라 이익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대부분의 의류회사는 넘치는 재고를 처리하는 게 가장 큰 골칫거리. 이른바 ‘땡처리’라고 불리는 ‘파격 할인세일’을 종종 하는 것도 재고를 없애기 위한 고육책이다.
하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세일을 하면 매출은 늘지만 이익은 오히려 준다. 매출이 아무리 늘어도 이익이 늘지 않으면 회사 재무구조는 악화되기 마련.
세일을 하지 않는 브랜드를 눈여겨봐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백화점 세일 기간에도 꿋꿋이 제 가격 다 받는 회사, 그런데도 매장에 손님이 줄지 않는 회사라면 높은 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봐도 좋다.
이런 회사는 세일을 하지 않아도 고정 고객을 끌 수 있을 만큼 강력한 브랜드가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고객이 ‘어른’〓단골이 많은 옷 회사일수록 실적이 안정적이다. 하락장에서도 주가가 잘 빠지지 않는다.
주요 고객이 40대를 넘어선 어른이냐 아니냐는 이런 점에서 중요하다. 젊은 층을 겨냥한 캐주얼 제품은 유행이 빨리 바뀐다. 젊은 고객은 브랜드보다 디자인과 유행에 더 민감하다.
반면 40대 이후 고객들은 유행보다도 평소 즐겨 입던 브랜드를 더 좋아한다. 중상류층을 겨냥한 정장이나 골프의류 가운데 시장점유율 1위 브랜드를 갖고 있는 회사의 실적이 안정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한섬과 동일방직〓주목할 만한 회사는 동일방직과 한섬.
직물회사인 동일방직은 라코스떼와 아놀드파마를 만드는 동일레나운과 동일드방레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들의 높은 실적 덕에 얻은 지분법 평가이익만 110억원이다.
노 세일(No Sale) 브랜드인 타임을 자회사로 갖고 있는 숙녀복 시장의 최강자 한섬은 순이익이 1999년 41%, 2000년 91%, 2001년 36%씩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어지간한 성장주 뺨치는 증가율이다.
대학투자저널 최준철 발행인은 “두 회사처럼 ‘강력한 브랜드’라는 무형자산을 갖고 있으면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히 이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섬,동일방직 특징 | ||
회사
| 브랜드
|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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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
| 타임
| 노세일(No Sale) 전략 소수 브랜드 집중 육성
|
동일 방직
| 라코스떼 아놀드 파마 까르뜨블랑 슈 아큐아스쿠텀 A.D micmac
| 대부분 고급 의류 6개 브랜드 고객이 겹치지 않음
|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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