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유도가 최악의 상황으로 곤두박질한 2000년 시드니올림픽 직후 뭉친 이들 트리오는 당초 금메달 1개도 힘들다던 전망을 깨끗이 일축하며 이번 대회에서 금 2, 은 3,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63kg급의 박가영이 부상으로 기권하지 않았다면 ‘출전 선수 전원 메달’ 기록도 세울 수 있었던 상황.
한국 여자유도의 전성기는 김미정(현 용인대 교수·92바르셀로나올림픽 금), 조민선(93,95세계선수권 2연패, 96애틀랜타 금), 정성숙 3인방이 활약했던 90년대 초,중반. 이들이 버티고 있던 당시 여자유도는 남자유도 못지 않게 인기를 끌었다.
황금기를 구가하던 여자 유도는 세대교체 실패로 98년 방콕대회에서 금메달 1개에 머물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노 골드’의 수모를 당하면서 급격히 기울었다.
위기의 여자 유도를 살리기 위해 뭉친 이들 트리오가 기울인 노력은 눈물겹다. 우선 대표선수 전원을 가능성이 있는 신예들로 교체했다. 그리고는 태릉선수촌에서 아예 살다시피하며 이들을 조련했다. 지도자와 선수라는 입장을 떠나 함께 매트를 뒹굴며 땀을 흘렸다. 이번 대회 성적은 그동안 흘린 땀에 대한 당연한 보상이다.
유도계는 이번 대회에서 여자팀이 거둔 성적에 들떠있다. 그러나 이들 트리오는 오히려 덤덤하다. 진정한 목표는 2년 뒤에 열리는 아테네 올림픽이기 때문이다.
김도준 감독은 “선수들이 기본기부터 다시 배우느라 지난 2년간 무척 고생했다”며 “이번 대회를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유도의 자존심을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부산〓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