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시대에는 권위 하나로 많은 사람을 거느리고 경영을 쉽게 했지만 디지털 시대의 최고 경영자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신속하게 적응할 수 있는 유머 감각이 풍부해야 성공할 수 있다.
유머는 여유있는 마음과 유연한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유머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참으로 좋은 청량제이며, 그 소재를 찾아내는 것도 능력에 속한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사업 이야기부터 꺼내는 것은 어딘지 모르게 분위기가 너무 딱딱하고 어색하다.
잘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할 때는 정치 종교 인종문제처럼 민감한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이해(利害) 관계 없는 아주 가벼운 소재로 시작하여 어느 정도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싶으면 본론으로 들어간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상대방의 취향을 미리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 스포츠 음악 문학 영화 연극 등 우리 주변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각종 문화행사와 연관시켜 상대방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서 화두를 이끌어 내면 비즈니스를 스무스하게 할 수 있다.
요즘처럼 골프가 나날이 대중화되고 있을 때 골프 유머만큼 우리를 편하게 해주는 화두는 없다. 그래서 신은 인간에게 골프라는 아주 값비싼 스포츠를 내려준 것이다.
골프장에서 가끔 필자가 동반자를 웃기며 분위기를 바꾸는 데 이용하는 유머를 소개한다. 이른바 ‘Y당’도 자주 동원한다.
퍼팅할 때 ‘Never Up, Never In’ 이라는 말이 있다. 다다르지 않으면 들어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필자는 이 말을 ‘불기불립 불립불입(不起不立 不立不入)’으로 번역한다. ‘세우지 않으면 서지 않고, 서지 않으면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부든 컴퓨터든 혼자서 하면 늦게 배워지고 누군가에 의하여 도움을 받으면 쉽게 깨우쳐진다. 골프도 혼자서 연습하면 늦게 깨닫고 다른 사람이 원포인트 레슨이라도 해주면 빨리 배워진다.
경영에서도 갈등과 긴장이 생기면 유머로 풀어준다. 직설적인 지시보다 유머로 우회하는 것이 훨씬 좋다. 언제 어디서나 분위기에 어울리는 유머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는 사업이나 인생에서 이미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전 경기지방공사 사장 hychang@kl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