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대가 4억달러 합의"

  • 입력 2002년 10월 6일 18시 23분


정무위 대통령비서실에 대한 국감에서 박지원 대통령비서실장이 의원들의 대북비밀지원의혹추궁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 안철민기자
정무위 대통령비서실에 대한 국감에서 박지원 대통령비서실장이 의원들의 대북비밀지원의혹추궁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 안철민기자
5일 청와대에 대한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을 상대로 ‘4억달러 대북 지원설’의 진위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한나라당은 또 박 실장이 현 정부와 북한간의 밀사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요시다 다케시(吉田猛) 신일본산업 사장을 통해 대북지원 약속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박 실장은 “남북정상회담 대가나 남북문제를 고리로 해서 북한에 1달러도 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4억달러 대북 지원설〓한나라당 이원형(李源炯) 의원은 “2000년 3월 현대아산의 정몽헌(鄭夢憲) 회장과 김윤규(金潤圭) 사장이 국정원 대북 담당자인 김보현(金保鉉) 3차장과 함께 싱가포르에서 북한 송호경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을 만났고, 당시 박 실장도 그곳에서 휴가 중이었다”며 4000억원 지원설을 둘러싼 정부-현대-북한의 ‘3각 커넥션’ 의혹을 제기했다.

박 실장은 “개인적인 방문이었을 뿐 대북 접촉을 한 일은 없다”며 “정상회담 합의 과정에 현대측은 참여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규택(李揆澤) 의원은 “정상회담 대가로 북한이 10억달러를 요구했다가 4억달러로 합의된 의혹이 있다”며 “4월7일 중국에서 선수금으로 3000만달러를 북한에 지원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박 실장은 “10억달러 제의를 받은 적도 없고 준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박 실장은 또 산업은행의 현대상선 4000억원 대출을 한광옥(韓光玉)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 지시했다는 엄낙용(嚴洛鎔) 전 산은총재의 증언과 관련해 “한 전 실장이 부인한 것을 존중한다”고 답변했다.

▽2400만달러 지원 약속설〓한나라당 윤경식(尹景湜) 의원은 “지난해 8월9일 당시 대통령정책기획수석이던 박 실장이 요시다 사장과 국제전화를 통해 ‘금강산 육로관광, 경의선 개통, 경제회담, 이산가족 상봉문제가 해결되면 2, 3개월 후 북한에 2400만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박 실장은 “작년 여름 두 차례 그를 만나 금강산관광에 대한 현대아산의 미지급금 2400만달러를 정부가 대납하거나 지급보증해줄 것을 요청받았으나 ‘정부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을 뿐 지원 약속은 한 적 없다”며 “아직도 2400만달러는 지급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 같은 정보의 출처가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이 입수한 국정원 도청자료라는 데 대해 박 실장은 “자료가 국정원에서 나왔다고 해서 국정원장에게 확인했더니 ‘그런 적 없다’고 답변하더라”며 요시다 사장과의 밀약설을 부인했다.

대북 자금 지원설을 둘러싼 한나라당과 박지원 대통령비서실장 공방
 한나라당 주장박지원 실장 반박
2000년 3월9일 싱가포르 방문국정원 3차장과 함께 대북접촉 의혹, 현대 관계자도 동행했다 개인적인 휴가로 북한측 인사와 접촉한 적이 없고 대만친구와 함께 지냈다
2000년 3월17일 상하이 방문북측이 정상회담 대가로 10억달러를 요구해 4억달러로 합의했다그런 제의 없었다
2000년 4월7일 베이징 방문선수금 3000만달러 지원했다사실무근이다
2000년 6월8일 행적정상회담 직전 박 실장이 중국을 방문한 의혹이 있다한국에 있었다
2000년 8월 대북지원 제의박 실장이 요시다 신일본산업 사장을 통해 남북현안 해결되면 2400만달러주겠다고 제안했다요시다사장이 현대미지급금 2400만달러를 정부가 보증해달라고 제안했으나 거절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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