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女흡연자에 280억달러 보상"

  • 입력 2002년 10월 6일 18시 35분


세계 최대의 담배 제조회사인 필립모리스가 폐암을 앓고 있는 미국의 여성흡연자에게 280억달러를 보상하라는 평결을 받았다. 이는 개인에게 주어지는 보상으로는 사상 최대 금액이다.

4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법원 배심원단은 폐암 및 간암으로 3개월의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베티 블럭(64·사진)이라는 여성이 필립모리스를 상대로 낸 피해보상소송에서 ‘회사측이 흡연의 해악에 대해 충분히 경고하지 못했다’고 주장한 원고측에 승소 평결을 내렸다.

필립모리스측은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다.

17세 때부터 담배를 피워 왔다는 블록씨의 변호인측은 필립모리스측이 담배가 중독성이 있고 유해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회사측 자료를 증거로 내세웠다.

LA타임스는 5일 “이번 평결은 담배제조업계가 미국의 각 주가 제기한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1990년대 말 2460억달러를 지급했으나 여전히 법적 문제가 남아 있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심원단은 원고측이 요구한 66억∼200억달러의 배상액보다 많은 금액의 배상을 평결했는데 그 이유에 대해 배심장 제시카 겔슨은 “얼마나 오랫동안 (담배회사의 행동이) 계속됐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매년 흡연으로 인해 사망하는지를 알면 그렇게 심한 메시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가 매년 40만명에 이른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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