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세계 반도체 D램업체 잇단 백기

  • 입력 2002년 10월 7일 18시 10분


세계 반도체 D램 업계의 구조조정이 빨라지고 있다. D램 부문에서 손을 떼거나 규모를 줄여야 할 업체가 급증하고 있는 것.

4일 독일 인피니온과 대만 프로모스의 제휴가 깨져 프로모스의 D램 생산이 차질을 빚게 됐다. 이에 앞서 2001년 이후 도시바 뱅가드 후지쓰 미쓰비시 등이 D램 사업에서 손을 뗐다. 삼성전자를 빼고는 거의 모든 D램 업계가 한계 상황을 앞둔 탓이다.

역설적으로 이는 삼성전자 주가를 떠받칠 ‘희소식’으로 들린다.

▽구조조정 빨라져〓당초 D램 업계 구조조정은 2003년 상반기 들어 뚜렷해지고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D램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구조조정이 빨라지면서 D램 업계의 회복시기가 내년 상반기로 당겨질 조짐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4일(현지시간) 인피니온과 대만 프로모스와의 제휴관계가 깨지면서 메모리 반도체 공급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계약 파기로 프로모스는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이 절반 남짓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유동성 위기마저 겪고 있어 퇴출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0월 들어 이미 미쓰비시가 D램 부문을 엘피다에 넘기며 사업을 포기했다. 인피니온의 계약 파기와 미쓰비시의 사업 포기는 D램 업계를 구조조정의 중심으로 이끌고 있다.

▽수혜는 삼성전자〓대우증권 정창원 연구원은 “손을 뗀 업체들의 D램 사업 규모가 모두 삼성전자의 몫이 될 것”이라며 “2004년 이후 삼성전자의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이 40%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증권 최시원 연구원은 “당장 프로모스와 미쓰비시의 시장 점유율 7%가 삼성전자의 몫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3·4분기 들어 삼성전자와 후발업체의 제조원가 차이는 40%대로 벌어졌다. 내년 300㎜ 반도체 생산라인이 늘고 나노기술이 도입되면 삼성전자와 기타 업체의 제조원가 격차는 50%대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PC 시장 회복도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에 유리〓UBS워버그증권의 션 디보 아태지역 기술주 담당 투자전략가는 7일 올해 전 세계 개인용컴퓨터(PC) 수요는 작년보다 1% 감소하겠지만 내년에는 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 PC수요는 개인(또는 가계)이 25%, 기업과 정부부문이 75%를 차지하는 데 기업부문의 수요가 내년 하반기에 살아난다는 것.

디보씨는 “한국의 IT기업들이 D램은 물론 디스플레이 단말기 등에서 경쟁력을 갖춰 다른 국가의 동종 업체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경기(景氣)에 따라 수익의 변화가 심하며 중국의 저가정책에 실적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D램 업계 차별화 및 구조조정 가속 요소 현황

구분

내용

효과

완비 여부

삼성전자

후발업체

제조원가

300㎜ 기술

원가차별화 25% 이상

완비

일부 준비 중

90나노 기술

원가 30% 이상 차별화

완비

미비

고속메모리 기술

수율격차로 원가 20∼30% 차별화

완비

일부 준비 중

설비투자

300㎜ 라인 설비투자 15억달러 이상

후발업체의 설비투자 제약으로 격차 벌려

완비

일부 준비 중

자료:대우증권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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