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광장/황호택]신의주가 상하이 될까

  • 입력 2002년 10월 7일 18시 23분


10년 전 한중 수교 초기에 한국을 찾은 중국 경제인들은 경제발전상에 놀라며 한국이 경제개발을 하는 동안 중국은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 하느라 20년 세월을 허송했다고 아쉬워했다. 1958년 마오쩌둥(毛澤東)의 지시로 시작된 대약진운동은 경제논리를 무시한 정책으로 처절하게 실패했고 가뭄과 수해가 겹쳐 3년 동안 2000만명이 아사하는 끔찍한 재앙을 불렀다. 90년대 중반의 북한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40년 고립 벗기 급격한 개혁▼

한국의 경제개발 시기와 겹치는 중국의 문화대혁명(1966∼1976)은 류사오치(劉少奇) 덩샤오핑(鄧小平) 등 실용주의자들을 축출하고 마오쩌둥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시작돼 10년 동안 중국천하를 내란 상태로 몰고 갔다. 문화대혁명에서 살아남아 권력을 잡은 덩샤오핑은 80년부터 사회주의 시장경제에 시동을 걸어 90년대에 10년 동안 두자릿수의 경제성장이 지속되는 기적을 일구었다.

소련과 동구의 사회주의 국가들이 속속 무너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개혁개방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말대로 ‘천지개벽’의 경제성장을 이루어 그 과실로 인민의 복지를 개선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60년대와 70년대를 공산주의 이념투쟁 하느라 허송한 데 비해 북한은 고립주의 체제를 끌고가며 두 배나 긴 40년 세월을 잃어버렸다.

세계의 변화를 외면하고 철저한 고립주의로 나가던 북한 정권이 최근 가격과 임금을 올려 물자의 수요와 공급을 시장에 맡기고 신의주특구를 조성하는 개혁에 나선 것은 놀라운 변화이다. 북한의 중국 벤치마킹(따라하기)은 중국보다 더 급격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신의주특별행정구기본법은 중국이 개혁개방 초기에 선전(深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