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가 되면 길거리의 은행나무들이 수난을 당한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인적이 드문 심야에 거리의 무법자 같은 ‘은행(銀杏)털이범’들이 예년보다 일찍 은행을 싹쓸이하고 있다. 가로수는 시나 구청, 군청 등 정부의 재산이기 때문에 은행을 전문적으로 따는 행위는 범죄 행위나 다름없다. 은행털이범들이 불법적인 행동을 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매년 이러한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행정당국의 안일한 태도에도 화가 치민다. 은행털이범들에 대한 일시적 단속에 그칠 것이 아니라 행정당국에서 은행나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전문적인 대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열매뿐만 아니라 잎마저 다 떨어져 앙상한 뼈대만 남은 은행나무들을 다시금 생각해 볼 때 하루빨리 정부측의 대안이 마련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