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서 벗어나 정상화를 눈앞에 둔 건설업체들이 늘고 있다.
벽산건설과 경남기업은 올해 워크아웃을 졸업할 예정이고 대우건설 동신 건영 등도 정상화 절차를 빠르게 밟고 있다.
덩달아 주가도 양호하다. 하락장에서도 주가를 유지하거나 소폭 떨어지는 데 그치고 있다.
그러나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많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정상화 기업 늘어〓남광토건이 4월 워크아웃에서 벗어난 데 이어 벽산건설과 경남기업이 올해 안에 워크아웃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벽산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최근 벽산의 워크아웃 졸업 결의안을 만들어 채권단의 동의를 구하고 있다. 감자 및 유상증자 방안이 확정돼 빠르면 이달 중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기업도 채권단이 워크아웃 조기졸업 추진안을 결의해 11월이면 워크아웃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자율 워크아웃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자금운용과 사업 결정을 채권단의 동의를 받지 않고 대우건설이 맡는 형태. 이를 거쳐 내년 상반기 워크아웃에서 벗어날 계획이다.
법정관리 중인 건영은 인수합병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우선협상 대상자인 시데코 레마코 컨소시엄이 최종 인수가격을 산정 중이다. 동신도 이달 중 출자전환이 예정돼 정상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주가 상승 걸림돌 많아〓대신경제연구소 한태욱 연구원은 “정상화를 재료로 단기 상승 후 하락하기 쉽다”며 “워크아웃 탈피 기대로 섣불리 투자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발 앞서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을 벗어난 울트라건설 남광토건 현대건설의 사례는 이런 걸림돌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울트라건설은 옛 유원건설이 인수합병을 통해 거듭난 회사. 정상화를 재료로 한때 주가가 1만원을 웃돌았으나 지금은 액면가를 밑돌고 있다. 남광토건도 비슷하다. 워크아웃에서 벗어난 후 급등했다가 다시 하락했다.
현대건설 주가는 출자전환이 매물 압박요인으로 작용한다. 주가가 웬만큼 오르면 채권단이 출자전환한 주식을 매도해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 연구원은 “멀쩡한 건설주도 2000∼3000원짜리가 많다”며 “정상 건설업체의 주가가 워낙 낮아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탈피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옥석 가려야〓정상화 방법이나 조건에 따라 정상화 이후 기업가치가 달라진다. 인수합병을 거칠 때는 대규모 감자가 불가피해 주주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
워크아웃을 졸업할 때도 마찬가지. 채권단의 채무 및 대출금리 조정에 따라 경영상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주택 부문의 비중이 큰 업체는 브랜드 인지도나 수주 현황에 주목하라는 지적이 많다. 경영정상화는 시작일 뿐 앞으로 기업가치나 주가는 브랜드나 수주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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