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태〓용미리 서울시립묘지는 1963년 조성되기 시작했다. 면적만 118만평에 이르고 봉분을 갖춘 묘만 5만4000기가 있다. 93년 처음 도입된 납골당은 연차적으로 늘어 현재 7만8000위가 안치돼 있으며 추가로 5만5000위를 안치할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납골시설 증설이 추진되면서 갈등을 빚고 있는 것.
묘역이 왕복 2차로의 좁은 도로를 따라 조성돼 있어 주민들은 한식, 추석 등이면 한꺼번에 몰리는 성묘객들의 차량 때문에 외출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또 납골당에는 명절이 아니더라도 수시로 찾아오는 추모객들이 줄을 이어 평일에도 이곳의 교통정체는 심각한 수준이다.
주민들은 “온종일 정체가 이어지면서 학원버스도 운행되지 않아 마을 학생들이 학원에도 마음대로 다니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주민 반발〓최근 마을 위쪽 묘역에 쓰레기가 대량 매립된 사실과 오폐수 처리과정을 거치지 않은 오수가 하천으로 흘러든 사실이 확인되면서 주민들이 더욱 반발하고 있다.
주민대표 윤덕한씨(46)는 “40여년간 ‘묘지마을’이란 오명 속에서도 필요한 시설로 생각해 참아 왔다”며 “그러나 생활환경이 엉망인 점은 간과하고 또 납골시설을 짓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지난달 15일 도로를 막고 납골당 증설 반대 시위를 벌이다 2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쓰레기 매립과 오폐수 방류에 대해서는 파주시가 이를 확인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파주시는 쓰레기와 오수 문제가 해결되고 교통난 해소 방안이 제시되기 전까지는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주장〓납골시설 수요가 크게 늘어 증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내년 상반기 중에 현재의 납골시설이 포화상태를 맞기 때문에 5만5000기 규모의 증축도 최소한이라며 그동안 마을회관 등 일부 주민편의시설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또 명절 기간에 추모객들의 자가용 출입을 제한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하는 등 지역 교통난을 해소하려고 노력했다는 것.
시 관계자는 “일부 문제점은 고쳐 나가겠지만 장묘 문화를 개선하려면 납골시설 증설은 불가피하다”며 “다수의 시민을 위한 시설인 만큼 주민들이 협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주〓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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