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탱고뿐만 아니라 ‘아리랑’이나 ‘새야 새야’ 등의 한국 민요도 많이 편곡해 연주합니다. 동양적인 신비함을 느낄 수 있는 한국 민요를 연주하면 아르헨티나 청중들은 ‘우리는 한국 민요의 뜻은 모르지만 그 감정은 느낄 수 있다’며 감격하곤 하지요.” ‘듀오 오리엔탱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성경선씨(26·앞)의 말이다.
아르헨티나 교포 1.5세 연주자인 성경선씨와 피아니스트 정진희씨(26)로 구성된 ‘듀오 오리엔탱고’는 이름 그대로 ‘동양적인 탱고’를 연주하는 특이한 탱고 밴드다. 2000년 초에 처음 결성해 이제 갓 2년이 넘은 신생 밴드지만, 동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만자나 데 라스 루체스’ 국립음악홀에서 연주한 경력도 갖고 있다.
9월에 발매된 이들의 첫 음반 ‘오리엔탱고’에는 탱고 음악의 대명사인 영화 ‘여인의 향기’ 삽입곡 ‘포르 우나 카베차’와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 등과 함께 ‘한오백년’ ‘새야 새야’ 등 한국 민요가 실려 있다. 스물여섯 동갑내기인 성경선과 정진희는 각기 91년과 93년에 아르헨티나로 이민가 클래식 음악을 전공했다. 현지 베토벤음악원을 졸업한 성경선은 후베닐 데라 카마라 오케스트라 등에서 바이올린 주자로 활동했다. 아르헨티나 국립음악원을 졸업한 정진희는 프로모시오네스 무지칼레스 콩쿠르에서 우승하기도 한 실력파.
전원경 주간동아 기자 winni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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