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변호사인 고교동창의 사무실에서 학교 선배를 한 분 소개받았다.
이렇게 만난 박원순 변호사의 첫 인상은 ‘선한 얼굴과 어눌한 말투’로 ‘변호사’라는 직업과 얼른 줄긋기가 되지 않았다.
이후 박 변호사의 시민단체 활동은 매스컴을 통해 간간이 들었다.
그러다가 최근 박 변호사가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아름다운 재단’이라는 단체를 세우고 상임이사로 일한다는 이야기에 나는 가벼운 전율을 느꼈다. 소위 ‘잘 나가는’ 변호사가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나눔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모습.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으로서, 기업인으로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던 차에 박 변호사는 신선한 충격이고 자극이었다.
또 사회의 한 구성요소인 우리 회사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할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최근 내가 박 변호사에게 우리 직원을 상대로 강연을 부탁했을 때 하신 말씀이다.
“영어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은 ‘수표가 들어 있다(check enclosed)’라고 합니다. 기부금을 낸다는 뜻이죠.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작은 돈을 보태는 마음이야말로 진정 아름답고 소중합니다.”
세상을 밝게 만들기 위해 두 눈을 반짝이며 말씀하시던 이런 분이야말로 진정 이 사회의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아닐까 싶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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