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내와 학교에서는 친구를 만나면 “반갑습네다. 통일합세다”는 북한식 인사가 자주 사용되고 있다. 부산 K초등교 김모교사(38)는 “최근 학생들 사이에 ‘반갑습니다 ∼’로 반복되는 북한 노래가 유행가처럼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차량에 ‘우리는 하나’라는 글이 적힌 가로 세로 15㎝ 크기의 한반도기 스티커를 차창에 부착한 경우도 부쩍 늘었다.
만경봉호가 정박한 다대포항에는 매일 저녁 500∼1000여명의 시민이 몰려들고 있으며 15일의 헤어짐을 아쉬워 하는 듯 ‘고향의 봄’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 우리 민족의 정서를 대변하는 노래가 여기 저기서 들리고 있다.
북측 여성 응원단원 리유경씨(21)의 이름을 빌어 이달초 등장한 인터넷 카페 (http://cafe.daum.net/leeykjjang)는 회원이 벌써 1만1000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북측의 신드롬은 주로 생활용품과 건강 교육에 쏠려있다.
만경봉-92호에 승선한 북측 사람들의 상당수는 남측 인사들에게 ‘영양제’와 ‘영어사전’을 구해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이들은 “이런 것이 좋다던데…”라며 은근히 ‘지원’을 바라고 있다. 북측은 물자 지원요청서에도 ‘영양제’를 포함해놓았다. 그러나 남측은 지원 명분이 없어 고민 중이다.
‘북 미녀 응원단’은 내놓고 말하지 않지만 ‘스타킹’이나 ‘화장품’ ‘생리대’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북측 관계자들이 “부산의 특산품을 맛 보고 싶다”고 부탁해 부산시가 최근 만경봉호에 승선한 356명이 한꺼번에 먹을 수 있는 산 낙지와 광어를 선물하기도 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