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지역에서는 SO와 RO가 협업 계약을 맺고 구역을 나눠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공생 관계를 유지해온 곳이 많았으나 이중 일부 RO가 계약을 파기하고 SO 전환을 신청하자 해당 SO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것.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충남 당진 서산 태안 홍성 지역의 SO인 ‘충남방송’은 지난달 홍성에 있는 RO인 ‘모두케이블넷’과 서산의 ‘서산케이블방송’을 상대로 경업(競業)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울산지역 SO인 ‘울산방송’도 이달초 ‘울산태화유선방송’에 대해 케이블TV 영업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영동방송’은 ‘삼척유선방송’ 등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동시에 방송장비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했다.
이같은 분쟁은 모두 케이블 TV 영업을 하려는 RO에 대해 SO가 브레이크를 걸고 나선 것.‘충남방송’의 김성남 부사장은 “공증까지 받은 협업 계약을 깨는 것은 신뢰를 저버린 행위”이라며 “이들 RO는 SO 전환 승인 심사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유선방송협회의 박성욱 업무부장은 “협업계약 당시 RO의 편법 송출을 사실상 묵인해오던 방송위원회가 2차 SO 전환승인 실사 과정에서 이를 단속하며 SO 전환을 권유해 계약을 지키고 싶어도 지킬 수 없다”고 반박했다.
RO가 SO와 구역을 나눠 케이블 채널을 송출하는 대신 SO로 전환하지 않기로 한 협업 계약은 애당초 위법으로 ‘원인 무효’라는 것이 RO측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방송위는 당사자간 계약에 대해서는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방송위의 윤혜주 행정2부장은 “협업계약 파기 여부를 둘러싼 분쟁은 당사자간 문제”라며 “RO는 전송망사업자로서만 SO와 협업 계약을 할 수 있는데 케이블 채널 과다 송출 등 협업 과정에서 빚어진 위법 사례는 감점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난시청 해소’가 목적인 중계유선방송의 SO 전환승인은 지난해 4월 대도시 RO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올해 2차 SO 전환에는 23개 RO가 신청했다. 방송위는 11월 4일 승인대상업체를 발표할 예정이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