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농구 발전에 헌신 ‘영원한 선배’▼
14일 별세한 이성구(李性求)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명예총재는 ‘영원한 농구인’으로 불린다.
1911년 1월11일 충남 천안에서 태어난 고인은 평생을 농구만을 위해 살아왔다.
일제강점기 휘문고보에서 농구를 시작한 그는 1930년 연희전문(현 연세대) 상과에 입학하며 농구부를 창설, 주장으로 활약한 뒤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 출전했다.
그는 이어 진명여고 교사로 취임해 꿈나무 양성에 힘을 쏟았으며 대한농구협회와 아시아농구연맹(ABC), 연세체육회 부회장을 역임했고 한국농구코치협회를 창립, 지도자 육성에도 앞장섰다.
농구에 대한 고인의 애정은 유별났다. 한국농구계 최연장자였던 고인은 2년 전 89세의 고령에도 저서 ‘농구의 기본적 배경’을 출간했고 올 초까지 경기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후배들을 격려했다.
WKBL 초대 총재를 지내는 등 체육행정가로도 폭넓게 활동한 그는 스포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1962년 문화포장, 1971년 국민훈장 목련장, 1982년 대한민국 체육상 공로상을 받았다.
고인이 세상을 떠나던 바로 그날 한국 남자농구팀은 부산아시아경기대회 결승에서 중국을 누르고 82년 뉴델리대회 우승 이후 20년 만에 기적 같은 금메달을 따냈다.
갑작스러운 비보를 접한 남자농구대표팀은 15일 부산에서 상경하는 길로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빈소를 찾아 영전에 금메달을 바쳤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