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민주당, '김대업 진정서' 놓고 병풍공방 재점화

  • 입력 2002년 10월 16일 19시 13분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병풍(兵風) 공방’이 16일 재점화됐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부인 한인옥(韓仁玉)씨로부터 차남 병역 면제에 대한 입막음용으로 5000만원을 받았다’는 전 의무부사관 김대업(金大業)씨의 진정서 내용을 근거로 한씨에 대한 직접 조사 필요성을 거듭 주장하고 나섰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논평에서 ‘병역 비리가 있으면 정계를 떠나겠다’는 이 후보의 공약을 상기시키며 “이렇게까지 비리가 드러난 만큼 이 후보는 후보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떠나라”고 촉구했다.

정대철(鄭大哲) 선대위원장은 “김씨의 주장은 대통령후보의 신변 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음해와 무고가 있다면 큰일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검찰이 나서서 밝히되, 밝힐 수 없다면 특검제라도 도입해야 한다”며 ‘철저한 수사’를 거듭 촉구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김씨 주장은 매수에 따른 허위폭로”라고 일축했다.

이 후보의 장남 정연(正淵)씨의 병역면제 의혹이 ‘비리 없음’ 쪽으로 기울고 있는 시점에 맞춰 김씨가 새로운 의혹을 담은 진정서를 검찰에 낸 것은 ‘사건의 장기화’를 노린 불순한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한나라당측은 특히 ‘민주당의 96년 장학로(張學魯)씨 비리 폭로 대가 제공의혹’과 관련해 “김씨가 민주당에 5억원을 달라고 했다”는 주장이 녹취록과 함께 제기된 점을 거론하며 “현 정권은 파렴치한 가정파괴범인 김씨에게 면죄부를 준 것도 모자라 검은돈까지 줘가며 정치공작을 사주했다”며 역공을 폈다.

조윤선(趙允旋)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씨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만큼 앞으론 가급적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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