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란 바로 이슬람 여성들이 입는 부르카를 말합니다. 챙 없는 모자와 함께 꿰매어 얼굴을 완전히 가리고 발끝까지 덮게 되어있는 옷인데 눈과 코의 위치에 그물처럼 짠 천이 달려 있습니다. 입으면 숨이 턱 막히는데 고개를 돌릴 때엔 턱 아래서 천을 잡아야만 그물이 움직이지 않고 제 위치에 있게 된답니다. 뒤쪽을 보려면 몸을 완전히 회전해야 한다네요.
‘세상을 내다볼 수도 없고 세상으로부터의 시선도 차단된 그 공간을 용감하게 빠져나온’ 아프가니스탄의 16세 소녀 라티파. 힘들고 절망적인 상황아래서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았던 라티파를 만나보십시오. ‘빼앗긴 얼굴’은 탈레반 전성기에 여성들이 겪은 고통스런 삶을 생생하게 그린 수기인데 아마존의 인터넷사이트에 들어가보니 ‘현대판 안네 프랑크의 일기’라고 소개했더군요. 신념을 내세워 자행되는 인간의 야만적 행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책이란 점에서 골라보았습니다.
1970년대까지 한 해의 농사를 마무리짓는 가을걷이가 끝나갈 때면 우리의 들녘에선 노란 햇 볏짚으로 쌓은 짚가리를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3면에 올린 ‘한국의 짚가리’는 점차 모습을 감춰가는 전통 짚가리를 통해 사라져가는 전통문화의 복원을 시도한 책입니다. 우리 강산을 20년 동안 발로 뛰어 한국의 짚가리를 찾아낸 저자는 ‘전통 짚가리는 우리 농경문화를 상징하는 걸작조형예술’임을 보여줍니다.
기독교의 ‘십계’를 현대인들의 존재 문제로 논리정연하게 부각시킨 ‘데칼로그’(5면)와 ‘공(空)’과 ‘무(無)’의 개념이 우주의 탄생에 있어서 어떻게 중요한지를 풀어낸 ‘우주의 구멍’(6면)은 지적인 독서체험을 원하는 분들께 권하고 싶습니다.
고미석기자 출판팀장·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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