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총경급 이상 간부 중 경찰대 출신은 3.5%에 불과하지만 이 비율이 해마다 두배 이상 늘고 있어 수년 내에 경찰대 출신이 총경 승진자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특히 내년 총경 승진 인사에서는 경찰대 1기생 경정 70명을 비롯해 2기생 경정 73명, 3기생 경정 70명 등 모두 200여명의 '동문'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1985년 처음으로 112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경찰대는 올 3월 경위로 임용된 18기 118명을 포함해 모두 2063명의 경찰 간부를 탄생시켰다.
현재까지 최고 계급은 총경. 경찰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서울 지역의 경찰서장으로 임명된 윤재옥(尹在玉·1기)구로서장 등 26명이 총경이며 경정이 301명, 경감 539명, 경위 1080명 등이다.
이에 따라 경위 이상 간부 중 경찰대 출신의 비율도 점차 늘고 있다. 올해의 경우 1942명(13%)으로 해마다 100여명씩 늘고 있는 것.
경위이상 전체 간부의 숫자가 1만2419명인 점을 감안하면 경정이하 급에서의 경찰대 출신자로 인한 인사 충격은 적은 편. 그러나 총경 이상으로 올라가면 문제가 달라진다. 총경의 경우 전체 정원이 407명인데 앞으로 경찰대 출신자들이 해마다 100여명씩 총경 승진 후보 대열에 진입하기 때문이다.
경찰대 출신자들도 좁아진 승진문을 감안해 일부는 임용된 이후 고시에 매달리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 일각에서는 경찰대 정원을 줄이거나 임용 계급을 경위에서 경사로 한단계 낮추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순경에서 경위로 진급하기까지는 평균 19.2년(심사 승진)이 걸리지만 경찰대 4년을 졸업하고 곧바로 경위로 임용되는 것은 너무 파격적이라는 주장.
그러나 경찰대 출신의 한 간부는 "경찰관의 자질 향상과 고급 간부 육성을 목표로 경찰대가 만들어진 뒤 경찰의 수준과 위상이 높아졌다"며 "우수한 사람이 승진하는 것을 경찰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문제삼는 것은 넌센스"라고 말했다.
이훈기자 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