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계 어머니를 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마지막 라운드 때 언제나 붉은 색 티셔츠를 입고 출전한다. 그를 응원하는 부모의 옷차림도 물론 빨강 일색이다.
'태국의 영웅' 파라돈 스리차판(23)에게도 빨강색은 행운의 색깔이었다. 28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스톡홀름오픈(총상금 65만달러) 남자단식 결승. 스리차판은 전 세계랭킹 1위 마르셀로 리오스(칠레)와의 경기 3세트에 2-1로 앞선 상황에서 웃옷을 갈아입었다. 입고 있던 흰색 대신 승리를 부르는 빨강색 티셔츠를 꺼낸 것.
그 효험이 있었던지 스리차판은 세트 스코어 1-1에서 내리 2세트를 따내며 3-1(6-7,6-0,6-3,6-2)로 역전승, 아시아 선수로는 이 대회 첫 정상에 올랐다. 8월 TD워터하우스컵 이후 시즌 두 번째 투어 우승에 상금은 8만5500달러.
챔피언스 레이스 랭킹에서 아시아 선수로 가장 높은 22위에 올라 있는 스리차판은 이번 우승으로 20위 이내 진입의 꿈을 이루며 세계 테니스의 새 강자로 확실하게 인정받았다.
이날 30개나 되는 서브 에이스를 올린 스리차판은 "리오스가 왼손잡이여서 코트 왼편을 주로 공략했던 것이 주효했다"며 "또 다른 목표를 향해 계속 뛰겠다"고 말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