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특집]자동차&패션, 명품 마케팅 ´어깨동무´

  • 입력 2002년 10월 28일 17시 48분


8월21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BMW 강남전시장에서 열린 프랑스 명품브랜드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패션쇼. 모델들 뒤쪽으로 BMW Z3가 보인다.
8월21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BMW 강남전시장에서 열린 프랑스 명품브랜드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패션쇼. 모델들 뒤쪽으로 BMW Z3가 보인다.

‘크리스티앙 디오르 옷을 입고, 롤렉스 시계를 차고, 프라다 가방을 메고, 카르티에 지갑을 주머니에 넣고, BMW를 탈 사람을 찾습니다.’

최근 패션 명품업계와 수입차업계가 공동 마케팅을 위해 속속 손을 잡고 있다. 고소득 상류층을 쫓는 두 업계 모두 서로의 속내를 너무나 알고 있는 만큼 손발도 척척 맞는다.

▽우린 너무 잘 어울려요〓8월21일 프랑스 명품브랜드 ‘크리스티앙 디오르’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BMW 강남전시장에서 2002년 가을·겨울 패션쇼를 개최했다.

모델들이 걸어다니는 통로 옆으로 BMW의 6920만원짜리 스포츠카 Z3 3.0이 빛을 발했다.

영화 ‘007 골든 아이’에서 출연했던 이 차는 배기량 3000㏄급 150마력 엔진을 장착한 BMW의 보석으로 불린다. BMW 관계자는 “크리스티앙 디오르를 보러온 사람들 중 상당수가 Z3의 가격을 물어봤다”며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같은 달 18일 BMW코리아가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개최한 BMW 로드스터 파라다이스 파티장에는 일본 명품브랜드 ‘겐조’가 패션쇼를 열었다. 행사장을 찾은 Z3 고객 등 350여명의 참석자들은 자연스럽게 겐조의 패션 스타일을 이야기하며 관심을 나타났다.

9월2일 신차 캐딜락 CTS를 발표한 GM코리아는 이탈리아 명품브랜드 ‘불가리’와 손을 잡았다. 불가리는 며칠 뒤 서울 강남에서 열린 GM코리아의 고객 사은행사에 자사의 신제품 디아고노 프로페셔널 시계를 선보였다. 판매가 6250만원인 캐딜락 CTS의 남성 구매자들을 겨냥한 이 시계는 개당 가격이 600만원을 넘는다.

불가리 관계자는 “내년에 나올 제너럴모터스(GM)의 신차에는 불가리가 디자인한 차량 계기판이 장착된다”며 “명품브랜드와 고급 자동차의 만남은 소비자들의 품격을 한 차원 더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9월 18∼23일 열린 뉴욕 컬렉션의 최대 협찬사로서 컬렉션의 각종 행사를 지원했다.뉴욕〓김현진기자

▽패션과 자동차의 공통점〓패션명품과 고급 자동차의 공통점은 비싼 가격뿐만이 아니다. 두 상품 모두 쓰기 위한 것이 아니라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는 성격을 갖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BMW, 렉서스 등은 이동 수단을 넘어 운전자의 삶을 나타내는 소품이다.

패션 마니아들이 명품브랜드 카르티에, 루이뷔통, 샤넬 등을 구별하며 사는 것도 이들 상품이 고객 자신의 색깔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 착안해 벤츠의 경우 이미 2년 전부터 세계 4대 패션쇼 중 하나인 뉴욕 컬렉션의 공식 협찬사로 참가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아예 컬렉션의 공식 명칭이 ‘메르세데스 벤츠 패션 위크’로 정해졌을 정도.

벤츠 미국법인 켄 앤더슨 부사장은 “우리를 비롯해 고급 자동차회사들이 명품브랜드와 가까이 지내는 것은 고객들이 무엇을 표현하고 싶어하는지 알아내기 위해서이다”라며 “그들(패션 명품업체)도 같은 이유로 우리를 찾는다”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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