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너하임 에인절스의 상징인 천사 머리장식에 붉은 유니폼을 입고 막대풍선 응원을 펼친 4만4000여 홈 관중에게 월드시리즈 최종 7차전은 우승을 확인하는 수순에 지나지 않았다.
28일 에디슨필드. 전날 6차전에서 기적같은 5점차 역전승을 일궈낸 애너하임은 '본즈 주식회사'로 불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또다시 4-1로 역전승, 7차전은 홈팀 승리의 불문율을 재확인했다.
애너하임은 2회초 1점을 먼저 내줬지만 공수교대후 스콧 스피지오의 볼넷에 이은 벤지 몰리나의 좌중간 2루타로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또 3회말에는 선두 데이비드 엑스타인과 다린 얼스타드의 연속 안타에 이어 팀 새먼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해 만든 무사 만루에서 개럿 앤더슨이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3타점 2루타를 날려 단숨에 4-1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부터는 한치의 물러섬 없는 팽팽한 투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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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애너하임은 4승3패를 기록하며 61년 팀 창단후 42시즌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애너하임은 또 월드시리즈 4경기를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했고 올 포스트시즌에서 3번 모두 1차전을 지고도 역전 우승하는 진기록을 함께 세웠다.
신인으로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8번째로 최종전 선발의 중책을 맡은 애너하임의 존 래키는 5이닝을 4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1909년 베이브 애덤스 이후 93년만에 7차전 신인 승리투수가 됐다.
최우수선수(MVP)로는 6차전 역전 2루타를 비롯해 월드시리즈에서만 3개의 홈런을 터뜨린 트로이 글로스가 뽑혔다.
반면 6차전까지만 4개의 홈런을 날리는 등 타율 0.471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던 배리 본즈는 데뷔 17시즌만에 처음 나선 월드시리즈에서 조역에 만족해야 했다. 또 샌프란시스코는 뉴욕 자이언츠 시절이던 54년 이후 48년만에 노렸던 정상 복귀의 꿈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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