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코하마(橫濱)에 세계본부가 있는 국제열대목재기구(ITTO). 명칭이 생소해 무슨 목재거래소를 연상시키지만 ‘열대림 보전과 합리적 이용’을 목적으로 하는 정부간 기구다.
마환옥(馬桓玉·45)씨는 ITTO에서 6년째 열대림 지역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직책은 사업부장. 산림청 출신인 그는 94년 국제협력사업단 산림녹화 전문가로 미얀마에 한 달간 다녀오면서 ITTO에서 일하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그는 전세계 200여개의 열대림 보전 프로젝트 중 40여개를 총괄하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로부터 프로젝트 제안을 받아 열대림 보전에 도움이 되는지 심사한 뒤 재정을 지원하고 감독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사업 진척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한 프로젝트 당 연간 두 차례 이상 현지를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1년에 서너 달은 열대림 지역에서 산다.
그는 요즘 열대림 지역의 소득증대사업에 특히 관심이 많다. 동남아시아나 아마존, 아프리카 밀림지대 주민들은 나무를 베서 생계를 유지하는 극빈자가 대부분이어서 나무를 베지 않고도 살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근본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위해 우선 인도네시아와 인도의 열대림에서 약용식물 재배 등으로 소득을 올리는 사업의 타당성을 조사하고 있다. 협업조직과 판로 개척 방안도 마련 중이다.
열대림을 자주 드나들다보니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풍토병. 오지의 정글에 출장갈 때면 현지에 모기장이 있는지를 제일 먼저 확인하는 게 습관이 됐다. 96년 필리핀에 다녀왔을 때는 이유없이 온몸이 부어오르기도 했다. 풍토병 전문의의 진단은 ‘보고되지 않은 바이러스 감염’이었다. 열흘 정도를 끙끙 앓다가 일어났다.
열대림 보전을 위해 각국에 협력을 구하는 것도 주된 업무 중 하나. 그는 “일본은 정부가 ITTO 사업 예산의 70∼80%에 해당하는 1000만달러를 지원하고 기업들도 열대림 복원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한국 정부와 기업도 관심을 가져 줄 것을 호소했다.
ITTO는 다음달 4∼9일 요코하마에서 연례 이사회를 갖고 향후 사업계획을 논의한다.
요코하마〓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마환옥씨는▼
57년 전남 강진생. 고려대 산림자원학과 졸업. 82년 기술고시 합격 후 산림청에 들어가 산림정책 국제협력 등 담당. 87년부터 4년간 미국 워싱턴대에서 산림자원 경제학으로 석사 박사 학위 받음. 94년 외교부 한국국제협력사업단 산림녹화전문가로 한 달간 미얀마 파견. 96년부터 국제열대목재기구에서 일함.
▼국제열대목재기구는▼
▽국제열대목재기구란〓개발도상국의 열대림 보전과 합리적 이용 등을 목적으로 한 정부간 기구. 회원국 57개국. 86년 설립됐으며 일본 요코하마에 본부가 있음. 정규직 17명을 포함, 총 상근직원이 34명에 불과해 신규채용은 많지 않다. 그러나 산림 관련 전문가나 환경단체들은 열대림 보전사업을 제안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 연평균 60여명의 젊은 전문가를 대상으로 장학사업도 실시중이다. 대상은 산림은 물론 정보기술(IT) 바이오엔지니어링 우주과학 심리학 등 개도국 발전과 환경보전에 도움이 되는 분야. www.itto.or.jp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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