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시즌 동안 동호회원들끼리 돈을 모아 전세나 월세로 스키장 주변에 방을 얻어 놓고 장기투숙하는 ‘시즌방’이 급속히 유행하고 있다.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면온리 보광휘닉스파크 인근 ‘부촌민박’의 경우 스키동호회 4군데에서 방 4개 모두를 11월부터 2003년 1월까지 3개월간 쓰기로 예약을 마쳤다. 부근의 모텔도 전체 객실의 4분의 1가량이 장기예약됐다. 스키동호회들이 11월부터 2003년 2월사이에 두달 혹은 세달씩 쓰기로 한 것. 현대성우리조트나 용평리조트 등 다른 유명 스키장 주변도 마찬가지.
현대성우리조트주변에서 민박알선을 하고 있는 스카이스키숍 대표 이종태씨는 “시즌방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 여름부터 예약이 이루어진다”며 “민박집은 10월, 모텔은 11월 중순이면 동이 난다”고 말했다. 민박집과 모텔 예약이 끝났을 경우 주말에 일반 가정집을 통째로 빌리기도 한다.
3만5000명의 회원을 지니고 있는 스키동호회 ‘겨울사랑’의 조종민시삽은 “동호회원들이 단체로 장기계약하는 추세다. 대개 20명 단위로 15만∼20만원씩 걷어 방 1개를 3개월에 300만원 정도씩에 예약한다. 스키장 주변의 아파트를 아예 전세로 얻어놓고 1년 내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현상은 인터넷스키동호회가 활성화되면서 유행해 지난해와 올해 본격적으로 퍼지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시즌방’을 구할 회원들끼리 쉽게 뭉칠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동호회원들은 스키 실력이 뛰어난 사람과 함께 방을 얻거나 프로급 스키어들의 옆방에 방을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이들이 스키를 타는 모습을 지켜보며 실력을 기르기 위해서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