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의 소개에 이어 초등학교 2학년 남학생이 똘망똘망한 눈망울로 마이크 앞에 섰다. 노래 도중 두손을 입에 모아 “야호”를 외치는 야무진 몸 동작에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KBS1 ‘열려라! 동요세상’(토 오후1·10) 120회 제작현장. 유치원생 중창단이 알프스 소년소녀처럼 차려입고 노래하거나 초등학생이 한복을 곱게 입고 국악가요를 부르는 등 다채로운 ‘동요’부르기가 펼쳐졌다.
가장 눈길을 끈 코너는 ‘긴급제안! 동요발전소’. 어린이들이 보낸 노랫말을 뽑아 작곡가가 직접 동요를 만들어주는 코너다. 이날 자신이 써보낸 ‘내 동생’이란 노랫말로 된 동요를들은 대구의 최윤정 어린이(수창초등 6년)는 ‘작사 최윤정, 작곡 이은혜’라고 씌여진 기념패를 받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
이 프로그램은 지상파 TV중 유일한 어린이 동요경연대회. 방송시간도 ‘시청율 사각지대’인 토요일 오후1시10분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시시각각 변하는 아이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으로 촬영장은 ‘버라이어티 쇼’를 방불케했다. 특별무대에선 초청가수 김현성이 아이들과 ‘로보트 태권V’ 노래를 함께 부르고, 시청자들과 함께 영어동요를 배우는 ‘싱어롱’ 코너, 초등학교나 유치원을 찾아가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담는 ‘I♡동요’도 마련됐다.
어린이 동요경연대회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씨와 뮤지컬 가수 김원정씨도 이 프로그램의 전신인 KBS ‘누가누가 잘하나’ 출신일 정도로 인기가 높던 프로그램. 그러나 92년부터 7년간 폐지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KBS가을개편 뒤인 10월26일 이 프로그램이 스포츠중계에 밀려 불방되자 ‘또 폐지된 것 아니냐’는 시청자의 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