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탐라바람 아시죠… 24시간 가슴졸여요”

“바람아, 제발 불지마라” 24시간 성화의 불이 꺼지지 않도록 지키고 있는 제주체전 ‘성화지기’ 고성대(60)씨.제주〓체전취재반

성화는 스포츠 축제의 상징. 제83회 전국체육대회의 상징 또한 활활 타오르는 성화다.

거세기로 정평이 나있는 게 제주도의 바람 아닌가. 그러기에 체전 성화지기 고성대(60)씨는 잠시도 마음을 놓지 못한다.

그는 대회 개막 하루전인 8일 제주도에 강풍과 함께 우박이 쏟아지자 하루 종일 성화대 옆을 떠나지 못했다. 다행히 개막날인 9일부터 날씨가 좋아져 성화 점화와 함께 무사히 불꽃이 타오른 뒤에야 그는 겨우 가슴을 쓸어내렸다. 남은 일은 폐막일인 15일까지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지키는 것.

가스를 연료로 쓰는 이번 체전 성화대는 웬만한 비바람에는 불이 꺼지지 않도록 설계됐지만 제주도의 바람은 워낙 거세기 때문에 마음놓을 수 없는 상황. 여기에 50㎏짜리 가스통을 하루에도 여러차례 갈아주어야 하기 때문에 고씨는 성화대 바로 밑에 아예 자리를 마련하고 24시간 불을 지키고 있다.

30년 넘도록 가스 가게를 운영해오고 있는 고씨는 84년 제주 소년체전때 처음으로 성화지기를 맡았다. 98년 전국체전과 각종 도내 체육행사때도 그는 단골 성화지기.

고씨는 “부산아시아경기 때문에 이번 체전이 바람이 강해지는 11월에 열리는 것이 걱정”이라면서 “그래도 성화를 지킨다는 보람에 힘든 줄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