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남자역도 무제한급(105㎏급 이상) 경기가 열린 제주 중앙여고체육관. 김태현은 인상에서 205㎏을 들어올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203㎏)을 경신했고 용상(230㎏)과 합계(435㎏)를 포함해 3관왕에 올랐다.
무려 15년 연속 우승으로 전국체전 최다우승의 금자탑을 세우는 기념비적인 순간이었다. 목에 3개의 금메달을 주렁주렁 건 김태현. 그의 소속인 전남 선수단 관계자들은 주위를 둘러싸고 환호성을 올렸지만 김태현은 어두운 얼굴이었다.
“보해소주역도팀이 내년이면 해체될 상황입니다. 여기에 지병인 당뇨병이 점점 심해져서….”
김태현은 “부산아시아경기대회 때 대표팀 코치로 활약하면서 선수로 다시 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에도 선수로 출전하고 싶지만 주위 여건이 너무 좋지 않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태현이 본격적으로 바벨을 다시 잡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소속팀이 곧 해체될 것이라는 우울한 상황과 지병, 그리고 후배들의 길을 막고 있다는 자괴감 등이다.
김태현은 “당뇨병은 훈련하면서 조절한다고 해도 소속팀이 없어지면 훈련을 할 수 없다. 또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다른 길을 모색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 3월 국가대표팀을 은퇴했다가 단 1개월간 훈련을 한 뒤 이번 체전에서 다시 우승한 김태현. 타고난 역사인 그가 활짝 웃는 얼굴로 바벨을 잡는 날이 올 수 있을까.
제주〓체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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