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드림팀이라고 안 불러주는 거야.”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하위 4개팀과 대학 선발로 구성된 한국 야구대표팀이 대학 초년병 듀엣의 투타에 걸친 맹활약에 힘입어 제15회 대륙간컵 국제대회에서 25년만에 정상에 도전하게 됐다.
20일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파나마와의 준결승전. 한국은 선발 김기표(경성대)가 8회까지 탈삼진 6개를 곁들이며 3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1루수 구인환(동의대)이 만루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5타점의 맹타를 터뜨린데 힘입어 8-0의 완봉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이선희(현 삼성코치)가 최우수선수로 뽑힌 77년 니카라과대회 이후 25년만에 우승을 놓고 21일 세계 최강 쿠바와 결승에서 맞붙게 됐다. 홈팀 쿠바는 이어 열린 준결승에서 도미니카를 11-4로 제압, 예선리그서부터 파죽의 9연승을 달렸다.
언더핸드스로인 김기표는 볼 빠르기는 김병현(애리조나)이나 임창용(삼성)에 비해 10㎞ 이상 처지는 130㎞대에 불과하지만 홈플레이트 앞에서 솟구치는 커브와 낙차 큰 싱커가 주무기.
게다가 대학 1학년생답지 않게 두둑한 배짱을 겸비했다는 평가. 13일 이탈리아전(5이닝 무실점)에 이은 2승째다.
구인환도 부산고 졸업 당시에는 프로 스카우트의 관심을 끌지 못한 무명. 태극마크를 처음 단 뒤 큰 일을 해냈다.
구인환은 2회 1사 1, 2루에서 오른쪽 적시타로 선제 결승타를 날린 뒤 이범호(한화)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보탠 3회에는 2사 만루에서 왼쪽 펜스를 넘기는 쐐기 만루홈런을 터뜨려 승부를 갈랐다.
한국은 4회에도 이진영의 2루타로 2점을 추가, 메이저리거만도 3명이 출전한 파나마에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9회 마무리로 등판한 채병용(SK)은 삼진 2개를 잡으며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연일 잠수함 투수로 재미를 보고 있는 한국은 결승전 선발로 정대현(SK)을 내보낼 예정.
정대현은 18일 도미니카와의 준결리그에서 4안타 1실점 완투승을 거둔 것을 비롯, 이번 대회에서 14와 3분의2이닝동안 탈삼진 22개에 10안타 3실점을 기록중이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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