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레저산업 투자 바람

  • 입력 2002년 11월 27일 17시 44분


대기업들에 레저산업 바람이 불고 있다. 주5일 근무제 등으로 레저 부문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들이 콘도 골프장 호텔 등 레저 관련 부문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가장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는 기업은 한화. 전국 10개 지역에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리조트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한화는 한라산 기슭에 골프장과 대형 눈썰매장 등을 갖춘 또 하나의 종합리조트를 짓고 있다. 한화리조트는 지난해 18년 만에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이후 공격경영을 선언하고 2005년까지 매출액 4000억원에 200억원의 순이익을 올린다는 중장기 전략을 마련해놓고 있다.

한화 김승연 회장은 “레저산업을 석유화학 금융업과 함께 주력사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힐 정도로 레저산업에 힘을 쏟고 있다. 제조업이나 금융업 위주로 주력사업을 펼쳐온 국내 대기업이 레저산업을 주력으로 삼은 건 유례가 없는 일이다.

삼성에버랜드는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부지 400만평 중 현재 사용되고 있는 60만평 이외에 나머지 340만평을 추가로 개발해 종합리조트타운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기존 시설에 고급 콘도와 패션 명품 아웃렛 쇼핑몰 및 골프장 등을 추가로 지어 디즈니랜드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리조트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솔도 레저타운인 오크밸리를 크게 확장할 방침이다. 골프장을 넓히고 외자를 유치해 대형 스키장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금호는 타이어 부문을 팔려고 하는 등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콘도 렌터카 등 레저 부문에는 투자를 늘리고 있다. 특히 앞으로 레저시장의 성장과 함께 직접적인 수혜 부문이 될 렌터카사업은 방송 광고까지 내보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SK는 레저산업을 주력사업으로 하지는 않으나 앞으로 관광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호텔 옆에 최고급 호텔(무궁화 6개)을 짓고 있다. 또 경기 남양주시의 보유토지에는 실버타운을 조성할 채비를 하고 있다.

쌍용양회가 보유 중인 용평리조트의 매각이 지연되고 있는 것도 레저산업 전망이 낙관적인 것과 관련이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는 물론 앞으로 수익성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이는 용평리조트를 굳이 서둘러 팔 이유가 없어 매각작업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대기업들의 레저산업 진출은 고수익을 노린 것이라기보다는 안정적 투자의 성격이 짙다.

서천범 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레저시장이 앞으로 몇 년간은 계속 커지면서 꾸준히 이익을 낼 수 있는 데다 대규모 부동산투자 이익 등 다목적으로 레저산업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레저산업 투자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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