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생맥주 속에 ‘풍덩’ 빠져보는 게 꿈이었다는 김씨가 소개한 곳은 독일 맥주를 직접 만들어 파는 유럽식 레스토랑 ‘옥토버 훼스트’(www.mbeer.co.kr). 옥토버 훼스트는 매년 10월 독일에서 열리는 맥주축제의 이름.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5번 출구로 나와 3분 정도 걷자 뾰족한 지붕과 하얀 벽면으로 둘러싸여 마치 동화 ‘헨젤과 그레텔’ 속에 나오는 집을 연상시키는 레스토랑이 나타났다.
1층 출입문을 열고 지하로 내려가자 270석 규모의 넓은 공간에 황금빛 구리 양조통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가열기 발효탱크 숙성장치 냉각기 등으로 구성된 독일 맥주 제조기인 ‘마이크로 브루어리’였다.
“이곳에 오면 3년 전 독일에서 맛본 뒤 아직도 잊지 못하는 묵직하고 깊은 독일 맥주의 맛을 느낄 수 있어요.”
그는 당시 모차르트 전문 오페라 가수인 형이 사는 독일 동부의 작은 도시에서 아내와 함께 거의 매일 밤마다 마이크로 브루어리 맥주를 마셨단다.
6월 문을 연 옥토버 훼스트는 독일 바이에른주 밤베르크 지방에서 가져온 100% 밀로 만든 ‘바이스’와 100% 보리로 만든 체코 맥주인 ‘필스너’, 고소한 흑맥주 ‘둥클레스’ 등 세 종류의 맥주를 판다.
식사와 안주로는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다양한 유럽식 요리를 푸짐하게 내놓는다.
“특히 독일 맥주에 어울리는 안주로는 육질이 연한 송아지고기로 만든 ‘빌 소시지’와 훈제하지 않고 삶아 부드럽게 익힌 ‘슈바이네 돼지 허벅지구이’가 일품이에요. 스페인식 해물볶음밥인 파에야도 맛있고요.”
특별한 일이 없으면 거의 외식을 하지 않는다는 김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 근처의 ‘소공동 뚝배기집’에서 순두부찌개를 즐긴다.
“가격이 적당하고 싱겁지도 짜지도 않은 맛이 좋아 점심 때 주로 찾아요.”
그는 또 직원들과 회식할 때 삼치구이 청어구이 등 생선구이 전문 식당인 ‘화덕’을 찾는다. 고급스럽고 깔끔한 분위기가 좋아 간호사 등 여직원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