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시설 재가동 선언에 따라 북한에 대한 중유공급이 조만간 재개되기는 어려워졌다. 그렇지 않아도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할 북한이 ‘우리 식대로 살겠다’는 허망한 고집 하나로 혹독한 한파를 견딜 수 있을지 걱정이다. 내년까지 북한 어린이 400만명이 굶주려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는 세계식량계획(WFP)의 발표에서 확인된 대로 식량부족이 여전히 심각한데 어떻게 혼자 힘으로 주민들을 먹여 살리겠다는 것인가. WFP에 따르면 국제사회의 식량원조가 줄어 북한 서해안쪽에 사는 어린이 임신부 등을 포함한 취약인구 300만명에 대한 구호식량 배급이 이미 지난달부터 중단됐다고 한다.
북한은 한발 더 나아가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향해 핵시설에서 봉인과 감시카메라를 제거하라는 요구까지 했으니 국제사회의 대응이 더욱 굳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신의주특구 개성공단 금강산특구 개발계획은 대답 없는 메아리가 될 수밖에 없다. 핵무장 의도를 드러낸 북한의 경제발전과 회생을 위해 누가 흔쾌히 투자를 하겠는가. 그래도 남한의 온정만은 계속될 것이라는 착각은 일찌감치 버려야 할 것이다.
국제사회가 또다시 벼랑끝 전술에 놀라 양보할 것이라는 기대는 망상에 불과하다. 북한이 파국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잘못된 버티기로 국가와 국민의 기력을 소진하는 대신 하루빨리 세계가 바라는 핵 포기 선언을 하는 것이 옳다. 그래야만 북한의 충격적인 결정에도 불구하고 평화적 대응 방침을 밝힌 남한 및 미국과 더불어 해결책을 찾을 가능성이 열린다. 북한이 더 큰 불행에 빠지기를 원치 않는 겨레의 마음을 담아 북한 지도자들에게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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