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누군가 총을 들고 나타나면 아마도 '흑인'

누군가 갑자기 총기를 들고 눈 앞에 나타난다면 흑인일까, 백인일까.

미국 콜로라도대 버나데트 파크 심리학 교수팀이 최근 실험한 결과 미국인들은 무의식적으로 ‘아마도 흑인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실시한 실험은 사격 비디오게임. 화면에 사람이 나타나면 위험 여부를 즉각 판단해 총기를 든 사람에 대해서만 ‘사격’ 버튼을 신속하게 누르도록 했다. 연구팀은 쇼핑몰, 버스정류소, 식당 등에서 대학생과 성인을 무작위로 뽑아 이 실험에 참여시켰다.

참여자 대부분은 휴대전화 카메라 수첩 알루미늄캔 등을 든 흑인이 화면에 나타날 때도 즉각 ‘발사’버튼을 눌렀다.

백인이 동일한 물건을 휴대하고 화면에 등장했을 때보다 ‘발사’버튼을 누른 횟수가 많았다.

심지어 흑인 참여자까지 비무장한 백인보다 비무장한 흑인에 대해 ‘발사’버튼을 많이 눌렀다.

연구팀은 “이는 뉴스 광고 등 문화적 영향에 의해 만들어진 무의식적 편견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신속하게 반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숨겨진 고정관념이 나온다는 것.

파크 교수는 그러나 이 실험 결과가 사람들이 실제로 흑인이나 다른 인종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