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와 DVD플레이어 CD플레이어 인터넷 연결 기능 등을 갖춘 ‘복합기’ PS2는 세계적으로 4000만대가 팔렸다. ‘워크맨’ 이후 소니의 최대 베스트셀러이지만 이 같은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아직 ‘아이들 공부 방해하는 오락기’쯤으로 인식되고 있다.
SCEK 직원들이 휴일을 반납하며 골몰하고 있는 부분은 일단 게임기에 초점을 맞추고 PS2를 널리 알리는 일.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리지 않고 홍보 트럭과 임시 부스 등을 들고 뛰어가 체험 행사를 하고, 마니아를 대상으로 게임대회를 여는 등 셀 수 없이 많은 이벤트를 기획하고 진행한다. 최근에는 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업체와 제휴를 맺고 50% 가격할인 행사도 하고 있다.
윤여을 사장은 “교육열이 특히 높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PS2를 알리는 작업이 쉽지는 않다”며 “그러나 PS2가 아빠의 귀가 시간을 앞당기고 공부방에 틀어박힌 자녀를 거실로 데리고 나오는 ‘행복 제조기’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SCEK는 마니아 뿐 아니라 남녀 노소 누구나 게임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외국 타이틀의 한글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격투기 게임 ‘철권4’에서 등장인물 ‘화랑’은 한국어로 세계 무인들에게 도전장을 던진다. 레이싱게임 ‘그란 투리스모’에는 현대자동차 4대가 출전한다. 그밖의 다른 게임들도 대부분 영어자막을 한글로 바꾼 상태에서 시장에 내놓고 있다. SCEK는 세계적인 유통망을 통해 국내 게임 개발사를 지원한다는 방침도 정해놓고 있다. PS2용으로 만든 게임이 히트를 치면 이를 적극적으로 ‘4000만대 규모’의 외국 시장에도 소개해 간접적으로 벤처기업도 지원한다는 것. 윤 사장은 “국내 유망 개발사를 발굴해 해외 진출 성공사례를 만들어 ‘가정 뿐 아니라 기업도 행복하게 ‘행복제조기’라는 명성을 얻겠다”고 다짐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