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 중 한 명은 주걱턱성형을 하면서, 다른 친구는 돌출입성형을 하면서 양악수술을 받았어요. 두 친구가 받은 수술은 같은 건가요?”
안면윤곽 성형수술 상담 과정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질문이다. 증상은 분명 다른데 같은 수술을 했다고 하니 수술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선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양악수술은 대체 어떤 걸까?
성형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양악수술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수술법은 각기 다른 증상에 다양한 방법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정확히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작 수술이 절실히 필요한 환자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입소문만 믿고 불필요한 성형수술을 받거나 적합하지 않은 수술을 받아 부작용을 겪는 환자도 있다. 한때 양악수술이 ‘동안(童顔)수술’이라는 별칭으로 불렸을 땐 불필요하게 이 수술을 받은 사람도 적지 않았다.
안면윤곽전문 프로필 성형외과의 정지혁 원장은 “전문가의 진찰을 받지 않고 스스로 ‘어떤 수술을 받겠다’고 판단하는 환자들이 있다”면서 “이런 환자 중엔 정작 자신에게 진짜로 필요한 치료와 수술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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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악수술 증상마다 적용방법 달라
양악수술에 대해 제대로 알려면 우선 양악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양악이란 상악(위턱)과 하악(아래턱)을 한꺼번에 부르는 말이다.
주걱턱, 무턱, 돌출 입, 안면비대칭 등으로 고민하는 사람에게 양악수술이 적용된다. 이때의 양악수술이란 상악과 하악을 동시에 수술하는 것을 의미할 뿐 각 증상마다 적용되는 수술방식은 모두 다르다.
주걱턱은 하악이 상악에 비해 앞으로 튀어나와 얼굴이 길어 보이는 증상. 이때 시술되는 양악수술은 들어간 상악을 앞으로 당기고, 밖으로 나온 하악을 안으로 집어넣는 방법을 쓴다.
무턱이라고 알려진 하악왜소증의 경우 주걱턱과는 반대로 하악은 뒤로 들어가 있고 상악이 앞으로 나와 있다. 여기에도 양악수술이 적용되지만 주걱턱과는 반대로 상악을 뒤로 넣고 하악은 앞으로 당겨낸다.
돌출 입은 상악과 하악이 모두 앞으로 튀어나와 있는 증상. 이때는 상악과 하악을 함께 뒤로 넣어주는 양악수술이 사용된다. 입이 나온 형태에 따라 가장 이상적인 턱선이 되도록 양악을 재배치한다.
안면비대칭은 상악과 하악의 중심선이 얼굴의 중심선을 벗어나 턱이 삐뚤어진 것. 외부적인 충격 또는 한쪽 턱을 괴는 것과 같은 어릴 적 습관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상악과 하악을 이동시켜 중심선에 맞추는 양악수술이 이뤄진다.
양악수술은 ‘동안수술’ 개념으로도 활용된다. 아래턱이 앞으로 나와 상대적으로 커 보이는 사람들은 실제 나이에 비해 더 늙어 보이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아래턱이 작으면 더 어려 보이는 효과를 낸다. 이런 점에 착안해 양악수술을 실시하는 것. 하지만 정상적인 턱을 가진 사람의 경우 ‘동안수술(양악수술)을 하면 더 어려보일 것’이란 생각은 위험하다.
○ 풍부한 수술경험과 철저한 사고 대처 시스템이 중요
양악수술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의사들 사이에서도 이 수술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특히 치과의 구강외과와 의과의 성형외과가 양악수술에 대한 전문성을 두고 열띤 논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구강외과와 성형외과 중 어느 쪽이 양악수술에 더 전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성형외과에는 ‘두개악안면’ 분야가 존재하고, 구강외과에서는 ‘구강악안면’ 분야가 있기 때문이다.
결론은 ‘검은 고양이든 하얀 고양이든 쥐를 잘 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라는 중국 속담과 비슷하다. 구강외과 전문의든 성형외과 전문의든 전공분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 수술을 안전하게 잘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다.
가장 큰 문제는 고난도의 수술기술이 필요한 양악수술을 경험이 부족한 의사들이 무분별하게 시행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 수술 후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도 충분히 실력을 쌓지 않은 의사가 수술을 집도했기 때문인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양악수술 전문병원’이란 말을 사용하려면 수술 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도 철저히 대처할 수 있는 안전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정 원장은 “양악수술 시 환자가 가장 크게 고려해야 할 점은 의사와 병원의 시스템”이라면서 “수술 집도의가 정확히 진단을 내리고 증상에 적합한 수술법을 선택할 수 있는지, 병원에 확실한 사고 대처시스템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현재 서울대 의대 외래교수이면서 두개악안면성형외과학회, 미국 성형외과학회의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매년 꾸준한 학회 발표와 강의를 통해 안면윤곽 수술법의 최신 흐름과 올바른 방법 등을 알리고 있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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