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저녁의 게임’(감독 최위안)은 소설가 오정희가 1976년에 발표한 동명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무려 3년여에 걸친 제작과정을 거쳐 탄생한 작품이다. 영화는 남녀 배우들의 성기노출 등 파격적인 장면을 포함하고 있으나 높은 예술성을 인정 받아 영화진흥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했다.
치매를 앓고 있는 노년의 아버지를 홀로 돌보는 딸의 힘든 일상을 차분한 영상으로 풀어낸 영화 ‘저녁의 게임’은 소설의 모티브를 기본 뼈대로 삼고 있으나 영화로 재탄생시킨 최위안 감독의 독특한 연출시도도 눈여겨 볼만하다.
영화는 관객이 다소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직설적인 표현으로 인간의 욕망을 끄집어 냈다. 특히 딸이 아버지를 목욕시키는 장면에서 아버지의 성기를 만져 발기시키는 장면이나, 현실을 벗어날 수 없는 자신의 억눌린 감정을 표출하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전라의 자위행위 모습 등은 기존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충격적인 영상이다.
개봉을 앞둔 28일 최위안 감독은 “여주인공의 전라 자위행위와 남녀성기가 클로즈업되지만 예술성을 감안해 심의에서도 무삭제 통과된 것으로 안다”고 밝히며 “누드는 곧 외설이라는 공식을 무리 없이 깨뜨린 첫 사례가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여주인공 차성재 역을 맡은 배우 하희경은 연극 ‘백마강 달밤에도’ ‘천마도’ 등 대학로에서 차근히 연기력을 쌓은 실력파. 아버지 역을 맡은 배우 정재진은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신기전’ 등에 출연했다.
한편, ‘저녁의 게임’은 국내 개봉에 앞서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경쟁작에 선정되고, 유바리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해외에서 먼저 주목 받은 바 있다. 영화는 서울 중구 중앙시네마에서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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