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마야의 바이크 투어] 마침내 귀환…“무모한 도전은 계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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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4일 07시 00분


2009.6.29.월요일 투어 마지막 날

이동경로 : 양양~오대산 국립공원
평균기온 : 25.3
날씨 : 맑음
주행거리 : 47km
주유비 : 16,000원
숙박비 :
식사 : 26,500원
경비 :
총경비 : 42,500원

손목이 시큰하다.
냉 수건을 냉동실에 넣었다 꺼내어 한참을 대고 침대에 걸터 앉아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생각한다. 아무래도 어제의 주행 거리가 무리였나 보다.
손목이 욱신 욱신하다.
‘오대산으로 가야 하는구나.’ 정말 끝이 보인다.
누가 그랬는데 바이크 타는걸 가지고 고생이라고 하면 안 된다고.
그래 고생이 아니라....고행이라 하자 ㅋㅋ 어제 비가 와서 양양에서 어쩔 수 없이 숙박을 하게 됐지만 오히려 잘된 듯싶다.
몸도 추스리고....
7번 국도를 타고 구룡령을 넘는다.
 

바이크 족들이 쉬고 있길래 부탁을 해본다.
혼자 오다 보니 바이크 타는 사진을 못 찍었으니까 사진 좀 부탁 드린다고.
뻔순이로 거듭나고 있지?ㅋㅋ
카메라 설정을 하고 불쌍한 목소리로 부탁한다ㅋ.

얼마나 열심히 찍어주시던지.
다시 한번 감사 드리고 싶다.
그 분들과 인사를 하고 바쁘게 오대산 국립공원으로 갔다.
446국도에서 40분만 더 가면 있다.
거의 다 도착해서 또 다시 길을 헤맨다.

저기 할아버지 한 분이 자전거를 타고 내려 오신다.
“할아버지 여기 조개동 늪이라고 아세요?”
“내면 명개리가 여기 맞나요?”
“여기 민박이나 펜션이 있나요?”
질문을 막 쏟아낸다.
일단 할아버지 “여기가 옛날에 조개동이라고 했는데 거기 찾나 보구만.”
그러시더니 여긴 잠 잘만한 곳은 없다신다.
산에 오를려면 숙소에 짐을 내려 놓고 가야 하는데....

늘 그렇듯이 입맛만 다시고 미아가 되어 어찌할까 눈동자가 흔들린다.
“네. 말씀 고맙습니다.” 하고 왔던 길을 다시 올라가 본다.
오대산 국립공원 표지판이 보인다.
큰 까마귀들이 오래된 다리 난간에 까악까악대며 앉아 있다.
산지 늪지 주위에는 까마귀가 많나 보다. 인적 없는 길을 달리다 민박집과 폔션들이 보인다.
‘이따 저기서 묶으면 되겠군^^’
거의 다 온 듯 싶다.

오케이 저기 뭔가 있다.
초소가 있어 문을 두드린다.
아무도 없나? 한참 동안 기척이 없다.
일단 주위의 풍경을 가슴으로 느끼는 사이 "누구세요?” 하신다.
“저기… 여기 조개동늪 가려 하는데 어디로 가면 되지요?”
아저씨...단호히 거기 출입금지란다.

“아~ 아니… 소황병산 늪과 질뫼늪은 특별보호구역이라 입산금지는 알고 있어서 여기로 온 건데 출입금지에요?”
공문이 있어야만 올라갈 수 있단다.
방법이 없어 보인다. 그러다 정신이 번쩍 트인다.
“혹시 인제의 대왕산 용늪도 출입금지인가요?”
그건 모르시겠다 단다.
일단 확인이 시급하다. 생각지 못한 일이 생겨버렸다

<오대산 국립공원>

오대산국립공원 내의 질뫼늪•소황병산늪•조개동늪 등 습지 3개소를 가리킨다. 강원도 평창군과 홍천군에 걸쳐 있는 오대산국립공원은 동식물 분포의 보고(寶庫)로서 질뫼늪과 소황병산늪은 평창군 대관령면에, 조개동늪은 홍천군 내면에 있다.

오대산 매봉 바로 아래에 있는 질뫼늪은 해발 1056~1070m의 습지로서 이탄층이 형성되어 있으며, 보호구역을 포함하여 면적 1만 2341㎡로 3곳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인 기생꽃과 식물구계학적특정종 1급인 물양지꽃을 비롯하여 2007년 새로 확인된 산조풀•각시서덜취 등 163종의 식물이 서식한다.

소황병산늪은 가장 높은 해발 1170m의 이탄습지로서 남북으로 2300㎡에 걸쳐 길게 뻗어 있다. 1971년부터 출입이 통제되어 수풀과 잡목이 무성하며, 이탄층이 최고 86㎝, 평균 53㎝ 이상 퇴적되어 생물다양성이 풍부하다. 전형적 고원습지로서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키 작은 관목사초와 만병초 등 121종의 식물이 서식한다.

오대산 신배령 남동쪽 4㎞ 지점의 조개동계곡 옆에 있는 조개동늪은 해발 780m의 습지로서 면적은 7761㎡이다. 물이끼와 공존하는 갈대 군락이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특징이며, 작은황새풀을 비롯하여 애기앉은부채•참조팝나무 등 97종의 식물이 서식한다.

이들 습지에는 희귀식물 외에도 멸종위기 1급의 산양과 수달•검독수리•장수하늘소•구렁이 등 야생동물도 서식한다. 이같은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질뫼늪과 소황병산늪은 2008년 1월 17일 국립공원 특별보호구로 지정되었다. 또 세 습지는 2008년 10월 13일 강화도의 매화마름 군락지와 제주특별자치도의 물장오리습지와 더불어 람사르습지로 지정, 등록되었다. 국제습지조약(람사르협약) 가맹국들은 국제적으로 중요하거나 독특하고 희귀한 유형의 습지를 보호지로 지정하여야 하는데, 이를 람사르습지라고 부른다.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오대산을 못 올라가다니....난.....어쩌란 말 이뇨...ㅠ.ㅠ
대왕산 용늪도 민간인 출입금지란다.
허걱!!
이러면 강원도에서 일정을 마쳐야하는건가?
어디로 가야 하지?
갑자기 이틀이 남아버린다.
아침도 못 먹고 달려와서 위가 쓰린데도 정신도 어찌할까 혼란스럽다.
오대산 국립공원 초소 옆 식당에 잠깐 앉아서 머리를 쥐어 짜 본다.
두 손으로 얼굴을 비며 대며 어찌할까 하다 서울로 올라가자고 결론 내렸다.
일단 어디서 요기를 해야 하는데... 시동부터 켠다.
오대산 국립공원을 다시 나와 눈에 띄는 곳 어디라도 들어가자.
달려도 달려도 산과 계곡뿐이다. 한 아주머니가 빨래를 널고 계시길래
“아주머니 여기 식사 되요?” 하니 아니란다.
“그럼 저 많은 장독들은 뭐예요?” 장 담근 것들인데 팔 것 들이라고 하시며
한 10분 더 가면 밥집 많고 자장면집도 있단다.

그렇게 달리다 보니 여기가 내면 읍내인 거 같다.
어딘가에서 식사를 해야 하는데 바이크가 서지질 않는다.
아무래도 더 가서 큰 읍내로 가야 할 듯 싶다.

한참을 달리다 서석면이라는 동네에 다다랐는데 여기도 내키지가 않는다.
벌써 4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는데 미친 거 아닌가 싶다.
아까 빵집을 지나쳐 왔는데 저기서 단팥빵 하나 먹고 춘천 가서 닭갈비를 먹어야겠다 하고 마음을 정했다.
 

한참을 달리다 서석면이라는 동네에 다다랐는데 여기도 내키지가 않는다.
벌써 4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는데 미친 거 아닌가 싶다.
아까 빵집을 지나쳐 왔는데 저기서 단팥빵 하나 먹고 춘천 가서 닭갈비를 먹어야겠다 하고 마음을 정했다.

차가 쌩쌩 다니는데 여기가 어디라고 나왔니! 하고 말을 건넨다.
잔뜩 경계를 하며 내 빵에 관심을 가지는 게 좀 달라는 거 같다. 조금 떼어서 던졌더니 냉큼 물고 쏜살같이 달아나 버린다.
방학을 맞은 동네 학생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는데
그 친구들을 보며 서울의 수 많은 학원과 넘쳐나는 정보를 접하지 못 하는 게 안타까워 보였다. 그러다 금새 ‘그것도 접하지 못하면 부족함과 불편함도 모르겠지’ 하고 이내 생각을 바꾼다.
‘그래 내가 도시의 물질적 풍요와 이곳의 자유로움을 비교하면 안되겠지’ 하며 금새 나를 나무란다

어서 가자.
다시 올 것 같은 강아지를 기다려 보았지만 기척도 안 보인다.
떼어놓은 빵 조각을 난간에 올려 놓고 바이크의 시동을 걸었다.
춘천 가는 길에 당분간은 못 느낄 산과 바람의 촉감을 온전히 느끼려 했다.
‘이러고 가면 한 동안은 일에 쫓겨 너희들을 언제 만나러 올지 모르겠거든.’
춘천에 거의 도착해서 옛날 기억을 떠올려 닭갈비 집을 찾는데 쉽지 않다.
몇 번을 물어 숯으로 닭갈비를 구워주는 곳을 찾아 식사를 하고 어딜 가든 똑같은 반응을 받으며 가게 문을 나온다.
여자인 내가 저런 바이크를 타면 어딜 가나 주목을 받나 보다.
 

 

바이크는 그저....이동수단 일뿐인데 여자가 타면 말이다.
험학해 보이나?
그 후론 서울로 한걸음에 올라온다.
신내동으로 해서 중곡동 그리고 드디어 영동대교.
강남에 입성했다.
쾌쾌한 더러운 공기가 반가웠다.
사람은 익숙함에 편안함을 느끼고 안도한다.
나도 모르게 나도 익숙함에 길들여왔다.
저녁 7시30분이 다 되어 간다.
내일 바이크 오일도 갈아주고 그 동안의 피곤함을 씻어줘야겠다.
나의 블랙샤크가 없었더라면 2,000km가 넘는 거리를 못 달렸을 거다.

고맙다……
그리고 담에 다시 달려보자.
짐을 풀고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전화를 한다.
“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몰라서 갔지만 알았더라면 담엔 혼자 못 갈 것 같습니다.”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무한대의 감성을 담아왔습니다.”
“이 무모한 도전은 계속될 거 같습니다.” 라고….

[스포츠동아/ 가수 마야의 바이크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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