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광현(22)의 2010년 연봉이 1억7500만원으로 확정됐다. 2009년 연봉(1억 3000만원)보다 4500만원 올랐다. 발표는 11일 됐지만 이미 9일 저녁 합의가 된 상태였다. 12월 훈련소 입소 전부터 이 액수를 제시받았고, 고과에 철저한 SK는 예외를 두지 않았다.
애당초 재활이 우선인 김광현 역시 연봉을 갖고 줄다리기를 할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훈련소를 나온 뒤, 생각지도 못했던 구단의 배려를 알고 나선 기왕이면 기분 좋게 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
무심코 월급 통장을 확인했는데 전혀 알 수 없는 ‘거액’이 입금돼 있었다. 돈의 출처가 미심쩍어 갸우뚱하고 있었는데 살펴보니 SK 구단이 넣어준 것이었다. 명목은 SK의 포스트시즌 배당금이었다.
김광현은 갑작스런 왼 손등 부상 이후 서둘러 복귀하려는 의욕이 지나쳐 왼 팔꿈치까지 다치는 바람에 포스트시즌에서 던지지 못했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뿐이었는데 SK는 배당금까지 따로 배려한 것이다. 단지 형식치레가 아니라 주전급으로 뛴 선수 수준으로 보상을 받았다. 다치기 전까지 에이스로서 12승 2패, 방어율 2.80을 거둔 그 기여를 잊지 않고 배려했다. ‘김광현 없인 SK의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도 없었다’는 메시지이자 2010년 부활의 바람을 담았다고 볼 수 있다.
구단을 향한 고마움을 보답할 최선의 길이 빠른 마운드 복귀란 현실을 모를 리 없는 김광현은 7일 훈련소 퇴소 날부터 SK 김성근 감독에게 인사드리고, 문학구장을 찾아 훈련을 재개했다. 이 와중에 병원에 들러 팔꿈치 상태의 호전을 확인받았다. 11일 일본 나고야로 출국한 김광현은 여기서 최종 검진을 받고, OK 사인이 나오면 SK의 오키나와 캠프로 이동해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돌입한다.
김광현은 “4주 기초군사훈련 동안 많았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고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서 심신이 한층 가벼워졌다. 최고의 컨디션으로 시즌을 맞이하고 싶다”고 2010시즌을 향한 강렬한 의욕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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