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전국체전을 끝으로 은퇴한 ‘국민마라토너’ 이봉주(40·사진)가 21일 서울 일대에서 열린 2010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1회 동아마라톤대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엘리트 부문이 아닌, 마스터스 부문 출전. 17km를 달린 이봉주는 잠실보조경기장에서 열린 사인회로 곧바로 이동, 푸근한 미소로 수 백여명 팬들의 성원에 답했다.
한창 때에는 50분이면 주파할 거리. 하지만 21일에는 1시간 남짓이나 걸렸다. 단순히, 은퇴선수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봉주와 함께 뛰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는 마스터스들의 인사에 일일이 답하느라 시간은 더 늦어졌다.
승부의 세계를 떠난 이봉주지만, 남자부 3위를 차지한 폴 키프로프 키루이(30·케냐)의 얼굴을 보자 다시 심장이 뜨거워졌다. 키루이는 역대 동아마라톤 최고의 명승부로 꼽히는 2007년 제78회 대회에서 이봉주와 1위를 다툰 선수. 당시 35km에서 처졌던 이봉주는 40km 지점에서 다시 치고 나가며 역전우승(2시간8분4초)을 차지했다.
잠실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사진=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