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올해 4년만의 한국시리즈 정상 탈환을 벼르고 있다. 지난해 시즌 종료 후 다시 5년간 재계약에 성공한 선동열 감독(사진) 역시 올해 초부터 일찌감치 “부상만 없다면 우승에 도전해 볼만한 전력”이라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실제로 여러 팀 감독과 선수, 전문가들은 삼성을 KIA, SK, 두산 등과 함께 강팀으로 분류했다.
삼성을 우승 후보로 지목하는 이유로는 투타 전력의 안정감, 그 가운데서도 특히 강력한 불펜을 빼놓을 수 없다. 사이드암 권오준이 팔꿈치 부상을 딛고 2년만에 복귀했고, 지난해 어깨 부상 때문에 잠시 쉰 철벽 마무리 오승환도 살아나 올해는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2005∼2006년처럼 물 샐 틈 없는 ‘지키는 야구’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개막 후 채 열흘이 안 흘렀음에도 삼성은 승과 패를 반복하고 있을 뿐 강팀다운 전력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2∼4일 대전에서 삼성과 3연전을 치른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는 “아직 삼성 투수들이 별로다. 특히 정현욱과 권혁이 제 컨디션을 못찾은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상대팀의 분석대로 선동열 감독도 4일 경기 전 “권혁과 정현욱이 문제”라고 시인했다. 둘 다 시범경기부터 선 감독을 고민스럽게 했는데 선 감독은 권혁을 아예 개막전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충격요법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우완 정현욱과 좌완 권혁은 3일 한화전에 나란히 구원으로 등판해 각각 0.2이닝 1안타 3사사구 2실점, 1이닝 2안타 2볼넷 2실점으로 동반 부진했다. 뒤지고 있는 상태에서도 둘을 투입해 한화 타선을 묶고 역전승을 노렸던 선 감독의 의도가 전혀 통하지 않았다.
선 감독은 “오히려 권오준과 안지만의 볼이 좋다(위력적이다)”며 권혁과 정현욱의 컨디션 회복을 우회적으로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