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김경화(32·사진) 아나운서는 오늘도 딸 서연이에게 사랑한다고 말한다. 마치 연애시절 남자 친구에게 고백할 때처럼 설레고 떨리는 목소리로…. 이것이 김경화 아나운서가 서연(6), 서진(3) 두 딸에게 전하는 엄마의 사랑법이다.
2000년 MBC 공채로 입사한 김경화 아나운서. 그동안 ‘뽀뽀뽀’, ‘섹션 TV 연예통신’, ‘와우 동물천하’, ‘일촌클리닉, 터놓고 말해요’를 진행했고 현재 ‘그린실버 고향이 좋다’를 진행 중인 입사 11년차의 아나운서이자 결혼 9년차 주부다.
지난해 한가위 특집 MBC ‘국가대표 아나운서’에 출연해 최고의 국가대표 아나운서로 뽑히기도 한 그녀는 ‘아나운서계의 신사임당’으로 불리고 있다. 그런 그녀가 최근 책 ‘아나운서 김경화의 아이 언어 성장 프로젝트’를 출간했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는 4년 반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 시간만큼 아이들도, 그녀도 많이 자랐다.
“제가 꼼꼼하지 못한 편인데 서연이를 낳자 남편이 육아 일지와는 다른 일일 점검표를 가져다 줘서 몇 ml의 우유를 먹었는지, ‘응가’는 얼마나 했는지 매일 적어나갔죠. 나중에 보니 서연이가 엉금엉금 기기 시작한 날, 아파서 감기약을 먹었던 것들이 다 기록돼 있었어요. 그냥 두려니 4년 반 동안의 소중한 기록들이 너무 아깝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를 키우며 겪은 시행착오들과, 언어 교육에 관한 것들을 단계별로 정리했어요.”
김 아나운서는 책을 통해 말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만 나열한 것이 아니다. 결혼 후 갑자기 갖게 된 아이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 출산 후 찾아온 우울증, 방송과 육아를 병행해야 했던 워킹맘의 고충 등 굳이 꺼내지 않아도 될 그녀의 아픔들도 고스란히 담아냈다.
“보통 출산 휴가가 3개월인데 저는 온갖 휴가를 다 동원해서 6개월 정도 아이와 함께 있었어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용기가 필요했어요. 글을 쓰면서도 여러 번 고비가 왔었죠. 내가 하는 얘기가 그저 자랑으로만 비춰지지는 않을까 걱정도 됐어요.”
평소 아이들과 존댓말로 대화하는 김 아나운서의 육아 원칙은 바로 ‘아이를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아이가 밥을 먹다가 딴 생각을 하거나 먹는 속도가 지나치게 느릴 경우 “밥을 먹을 때는 너무 빨리 먹어도 좋지 않아요. 다른 사람들과 밥 먹는 속도를 맞추는 거예요. 우리 00는 그렇게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책을 통해 제시한 육아법만 살펴보면 김 아나운서는 일도 잘하고 육아도 잘하는 슈퍼맘이다. 하지만 그녀는 “저 역시 한 때 말 안 듣는 아이들을 때려서 후회를 하기도 하고, 참는 것에 한계를 느낀 적도 많아요. 늘 마음속에 참을 인(忍)자를 달고 산다”고 말했다. 김 아나운서는 “제 책을 보면서 ‘우리 아이는 지금…’이라고 비교하지 마세요. 현재 스코어는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엄마가 변하고 공부하면, 아이도 생각과 마음이 부자인 아이로 성장할 수 있어요”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