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청주구장. 한화 장종훈 타격코치는 넥센 강정호(사진)를 가리켜 “몸만 안 다치면 돈 덩어리가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공을 맞히는 센스와 파워, 그리고 강한 어깨까지 갖춘 만능선수라는 의미. 지난 시즌 0.286의 타율에 23홈런 81타점으로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까지 거론되던 그였다.
4월 중순 강정호는 줄곧 4번과 선발 유격수 자리를 도맡았다. 장 코치는 “나도 유격수와 4번 타자를 동시에 한 적은 한 해 뿐(1990년)”이라면서 “공수에 모두 부담이 많기 때문에 어려운 역할”이라고 했다. 강정호 역시 “타석에서 삼진에 병살까지 치고, 수비에서 에러 하나 하면 죽을 맛”이라며 부담감을 감추지 않았다.
4번 배치 이후 극심한 타격침체. 결국 강정호는 22일 6번 타순으로 내려갔고, 28·29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올 시즌 처음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됐다. 현재 타율은 0.239. 타격에는 기복이 있을 수 있다. 강정호는 지난 시즌에도 4월 타율이 0.162로 부진했지만 5월부터 치고 올라왔다. 중심타자가 되면서 상대 견제가 심해진 탓도 있다.
문제는 주춤한 타격 페이스가 수비력에까지 악영향을 미친 점이다. 자신감이 떨어지면서 과감한 대시를 하지 못하고, 물러나면서 포구하는 장면이 잦아졌다. 최근 22경기에서 실책은 무려 9개. 전 구단 통틀어 최다다.
넥센 홍원기 수비코치는 “가장 답답한 사람은 본인”이라면서 “워낙 착한 성격이라 직설적으로 지적하기보다는 어떤 과정이 잘못되었는지를 본인 스스로 깨닫도록 이해시키는 중”이라고 밝혔다. 홍 코치는 “유격수인 만큼 우선 수비에서부터 실마리를 찾아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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