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경문 감독(사진)이 선발투수진을 향해 쓴 소리를 했다. 7∼8일 사직 롯데전 선발이었던 이현승과 홍상삼이 초반에 무너지며 대패한 데 대해 “책임감이 없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여전히 2위고 고작 2연패만 했을 뿐이지만 김 감독은 “경기는 질 수도 있다. 하지만 선발이 5, 6이닝을 채우지 못해 중간계투로 근근이 막다가 팀이 무너지는 모습은 좋지 않다”며 씁쓸해 했다. 특히 7일 타자들이 롯데 선발 조정훈을 상대로 1회에만 4점을 먼저 뽑아주고도 선발 이현승이 1.2이닝 만에 5실점하며 승기를 넘겨준 사실을 떠올리며 “선발은 5일 쉬고 던지는 것 아닌가. 야수들은 6일 내내 뛰면서도 점수를 내주고 선발을 편하게 해줬는데 마운드 위에서 그걸 지키겠다는 의욕조차 보이지 않았다”며 강하게 질책했다.
김 감독이 우려하는 바는 단순히 1∼2패가 아니었다. 올 시즌 들어 선취점을 내고도 선발투수가 무너지면서 승리를 내주는 장면을 몇 차례 연출한 점이었다. 두산은 9일까지 선발진이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했을 때 승률이 무려 0.909다. 선발이 잘 던져주면 승리를 지켜내는 힘이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팀이 어려울 때 이길 줄 알아야 진짜 강팀이다. 김 감독이 주문하는 것도 “이재우, 왈론드가 선발로테이션에서 빠져나가며 마운드 운용이 힘든 상황에서 나머지 선발투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던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9일 프로 데뷔 첫 선발로 나서 5이닝 3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한 임태훈의 역투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