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임태훈(22·사진)이 불펜을 벗어나 붙박이 선발로 활약한다. 2007년 데뷔 후 줄곧 두산 필승계투조의 기둥 역할을 떠맡았지만 김경문 감독의 다목적 포석에 따라 선발진에 합류한다.
김 감독은 11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임태훈이 그동안 불펜에서 고생이 많았다. 이제 선발로 바꿀 때도 됐다. 또 태훈이는 허리가 좀 아픈데 선발진에 들어가면 나흘 쉬고 던질 수 있어 컨디션을 조절하기도 좋을 것”이라며 “시즌 끝까지 선발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의 말대로 임태훈은 지난 3년간 중간계투로만 179경기(276.2이닝)에 등판해 24승13패11세이브47홀드, 방어율 2.93의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도 9일 사직 롯데전 선발등판 직전까지 9경기에 중간계투로 나섰다.
김 감독이 임태훈을 선발로 전환한 데는 두 가지 현실적 이유도 작용했다. 데뷔 후 첫 선발등판경기였던 9일 롯데전에서 임태훈은 5이닝 3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대뜸 승리를 신고하며 선발 전환시 성공을 예고했다. 따라서 임태훈이 선발로도 제몫을 해준다면 김선우와 히메네스를 빼고는 부진한 선발 로테이션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아울러 김 감독은 “선발투수라면 타자와 적극적으로 싸워 이겨야 한다. 임태훈은 롯데전에서 5회까지 던지는 동안 싸움을 할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임태훈을 통해 이현승을 비롯한 다른 선발들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한편 팔꿈치 통증 때문에 지난달 10일 2군으로 내려가기 전까지 선발로 뛴 이재우는 임태훈의 선발 전환으로 1군 복귀 후 불펜에서 대기한다. 김 감독은 “이재우가 복귀하더라도 당장 (선발투수의 요건인) 100구를 던지기는 어렵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