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김상진 코치 “아! 묻혀버린 17K”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5월 19일 07시 00분


SK 김상진 투수코치는 요즘엔 세련된 입담과 야성미 넘치는 외모로 돋보이지만 원래 ‘대투수’ 출신이다. 왕년 OB 에이스로 LG 좌완 이상훈과 1990년대 초·중반 서울의 양대 선발로 꼽힌 우완특급이었다.

드러내놓고 얘기하진 않지만 이런 김 코치의 남모르는 자랑이 전성기였던 1995시즌에 만들어졌던 두 가지 기록이다. 하나는 3연속경기 완봉, 또 하나는 1경기 최다탈삼진 기록(17개·1995년5월23일 잠실 한화전)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 두 기록이 최근 2년 사이에 모조리 새롭게 나왔다. 지난해 롯데 송승준이 3연속경기 완봉승을 해내더니 올해 엔 한화 류현진이 17탈삼진을 달성한 것이다.

작년 송승준 기록 땐, 여기저기서 다시 한 번 기록을 기억해줘서 내심 흐뭇했다. 그러나 이번엔 기분이 싱숭생숭하다. 김 코치가 12이닝을 던져서 17탈삼진을 잡아낸 데 비해 류현진은 정규 9이닝만 던지고 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역대 최고기록은 하필이면 ‘국보투수’ 선동열(삼성 감독)의 18탈삼진이어서 사람들이 이것과 류현진의 기록만 비교한 탓이다. 그래도 김 코치는 “내가 17삼진 잡을 땐 187구를 던졌다. 그런데 (류)현진이는 124구로 끝냈으니 삼진 피칭만 제외하면 나머지는 1∼2구로 아웃시킨 것”이라고 후배의 기록을 대견하게 바라봤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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