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일본 JT 마블러스에 임대돼 국내 여자 프로배구선수로는 첫 해외 진출에 성공한 김연경은 2009∼2010 일본 프로배구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배구 역사를 다시 썼다. 1년4개월 만에 2010수원·IBK 기업은행 컵 대회를 통해 국내 팬들에게 인사하는 김연경을 26 일 경기도 용인 흥국생명배구단 체육관에서 만났다.
● 일본서 한 시즌 힘들었지만 성숙해졌다
용병으로 일본 무대를 밟은 김연경은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해야했다. 돌봐주는 부모님도 마음 터놓고 얘기할 친구도 없었다. 철저하게 혼자였다. 하지만 외로움은 김연경을 더욱 성숙시켰다. “모든 것을 스스로 관리해야한다는 것이 처음엔 힘들었다. 하지만 덕분에 자기 관리가 더 철저해졌다. 솔직히 한국보다는 일본 여자배구의 수준이 조금 더 높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기량도 늘었다”고 말한다.
한국 선수들을 한 수 아래로 보는 일본 선수들의 시각과 은근한 텃새는 오로지 실력으로 극복해야 했다. 김연경은 “이적 결정 이후 나를 선택해준 감독이 바뀌었다. 팀에 갔을 때 반응이 그리 좋지 않아 더 열심히 했다. 다행히 개막전 경기를 잘 치렀고, 이후 조금씩 나아졌다”고 했다. 절치부심한 김연경은 새로운 공격 각도와 루트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결국 득점왕까지 차지하며 자신의 기량과 가치를 업그레이드시켰다.
● 컵 대회 우승이 목표
17일 귀국한 김연경은 컵대회 출전을 위해 쉴 틈없이 동료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모처럼 국내 무대에 서는데 새롭기도 하고 긴장도 많이 된다. 주변의 기대가 부담이 되기는 하지만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김연경은 컵 대회를 마친 후 대표팀으로 들어가 세계선수권과 광저우아시안게임을 치른 뒤 일본 소속팀으로 복귀한다. 숨 가쁜 일정이다.
이렇게 바쁜 일정 속에서도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배구센터 건립이다. “박지성 선수가 축구센터를 건립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나도 세계적인 선수가 되고, 돈도 많이 벌어서 우리나라의 배구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배구센터를 건립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용인|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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