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현대인들에게 신체의 일부라 해도 큰 무리가 없을 만큼 극강의 이동성을 자랑하는 스마트폰의 기세에도 노트북의 존재와 필요성은 여전히 크다. 노트북에 있어 이동성을 포기하면 화면은 커지고 성능은 강화되며(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무게도 무거워지니 그만큼 사용자의 어깨근육은 발달하게 된다(단 좌우 어깨가 언밸런스하게 발달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13인치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도시바의 포테제 T230(이하 T230)은 배터리 장착 시 무게가 약 1.75kg 정도라 이러한 신체적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는다.
포테제 T230 겉핥기
T230의 디스플레이 크기는 앞서 언급한대로 13.3인치이며, LED 백라이트 방식의 16:9 와이드 비율로 권장 해상도는 1366 x 768 픽셀이다. 인텔 펜티엄 U5400(1.20GHz/3MB L2 캐시 메모리) 프로세서를 탑재했고, 500GB S-ATA 하드디스크에 MS 윈도우 7 홈 프리미엄(32비트) 운영체계가 설치됐다.
또한 요즘 추세에 맞춰 ‘아이솔레이트’ 방식의 자판 배열 및 ‘USB 슬립앤차지(USB Sleep-and-Charge)’ 기능을 지원한다. 여기서 USB 슬립앤차지는 전원 케이블이 연결되어 있다면, 노트북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USB 포트를 통해 USB 연결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기능이다. 아울러 전반적인 키감은 일반적인 밀집형 자판에 익숙한 필자에게도 큰 이질감 없을 정도로 무난했다.
아이솔레이트(Isolate) 키보드
‘분리하다’, ‘따로 떼어내다’ 등의 의미를 가진 단어로서, 자판의 키와 키 사이에 간격을 여유 있게 유지하여 촘촘히 붙어있는 자판 방식에 비해 오타의 확률을 줄일 수 있다.
‘울트라씬(Ultra Thin)’을 표방하여 두께가 18mm 정도에 불과해 첫 눈에도 넷북스러움을 풍기지만, 태생적으로 노트북 본연의 모습은 갖추고 있다. T230을 처음 봤을 땐 (울트라씬 규격이라 해도) 크기나 무게를 감안해 ODD가 내장되었으리라 예상했다. 헌데 ODD가 없다. 울트라씬 노트북이라 응당 그러려니 했지만, 한편으로는 T230이 비록 서브 노트북의 개념이라도 아직까지는 ODD가 필수사양으로 포함되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사용자나 사용 환경에 따라 활용도가 다르겠지만). 물론 데몬(Daemon) 툴과 같은 가상 CD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어 ODD 사용 빈도가 예전보다 훨씬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운영체계 다운그레이드(신 운영체계 호환 문제 발생 시 등) 내지 포맷 작업(바이러스 침투로 인한 시스템 손실 등)이 언젠가는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면, 울트라씬이라도 이 정도 크기라면 ODD를 내장한 제품으로 구성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울트라씬은 이름이 의미하는 대로, 두께를 얇게 유지하는 것이 근본 목적이므로 인정하고 넘어가도록 한다.
참고로 본체를 옆쪽에서 보면 배터리 부분이 볼록하게 설계되어, 책상 등에 올려 놓았을 때 타이핑 하기에 편한 적당한 각도를 유지한다.
어찌됐건, 여러모로 봤을 때 필자의 눈에 비춰진 T230은 ‘13인치 짜리 넷북’이었다. 이제 성능으로 녀석의 정체성을 판가름 하는 방법밖에 없는 듯했다. DDR3 메모리 2GB를 탑재했다지만, 겉으로 봐선 울트라씬 프로세서인 U5400이 주는 성능적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다. 울트라씬 노트북이라는 게 성능적 장점을 얻을 수 있는 제품군이 아니라지만, 그래도 '컴퓨터'이다 보니 성능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으니 간단히 점검해 본다.
외부 충격을 대비한 하드디스크 보호 기능
외산 브랜드 노트북에는 가끔 하드디스크 충격 보호 기술이 추가되기도 하는데, 도시바 포테제 T230에도 하드디스크 충격 센서(Harddisk Impact sensor)를 내장한 3D HDD 프로텍션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제품을 떨어뜨리거나 외부의 충격을 받았을 때 그로 인해 하드 디스크에 저장된 데이터가 손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충격보호 장치이다. T230에 내장된 센서와 소프트웨어가 돌발 상황을 자동 감지하여 하드디스크에 ‘봉쇄’ 명령을 내림으로써 데이터 손실을 최소화 시킨다는 것이다. 이에 필자는 당장이라도 이를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지만, 만약의 상황을 감당해낼 자신이 없는 관계로 제품 기능 안내 문구를 액면 그대로 신뢰하기로 했다.
슈퍼스타T? '엔터테이너'로서의 자질 심사
T230의 홍보 자료를 보니 '동영상과 멀티태스킹에 강하다'는 문구가 있었다. 인텔의 울트라씬 U5400 프로세서에겐 약간 가혹할 수도 있겠으나, 극한 상황에서의 기량점검을 위해, 1)동영상 자료 파일을 곰플레이어로 재생시키고, 2)또 다른 동영상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면서, 3)다음 팟인코더를 사용해 동영상 인코딩 작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4)압축된 동영상 파일을 한번 풀어보기로 했다.
위의 작업들을 한꺼번에 실행하는 도중에도 동영상을 전체화면으로 확대하여 구간 건너뛰기, 구간 반복재생 등의 제어 작업을 무리 없이 진행하였고, 몇 번 끊김 현상은 있었지만 동영상 시청에 별 무리 없을 만큼 원활하게 처리됐다.
동영상 인코딩의 경우, 650MB 정도의 avi 파일을 MP4 TV 출력용 화질로 변환시켜 보았다. 최저 1.9X에서 최고 2.6X, 평균 2.2정도의 인코딩 속도를 보인 결과, 정확히 34분 28초 만에 인코딩이 완료되었다. 그다지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또한, 이 과정에서 T230이 보여준 신사적인 모습에 감동하기도 했는데, 기존의 노트북들도 피해가기 어렵던 '손난로 시스템(발열)' 문제를 가뿐히 해결한 점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오히려 날이 추워지면 사용자의 얼어붙은 손목이 섭섭해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냉정함'을 유지했다.
하드디스크나 쿨링 팬의 소음은 독서실 등의 공공장소에서 옆 사람에게 강한 짜증을 유발하지 않을 만큼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었다.
이외에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Performance Test 7.0을 이용하여 T230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모든 프로그램을 종료시키고 오직 벤치마크 프로그램만 구동하였을 때의 수치는 366점이 나왔고, 인터넷 익스플로러 창과 문서파일 등 몇 가지 프로그램을 열어둔 상태에서는 326.8을 기록하였다. 366점이면 과거 IT동아에서 리뷰했던 도시바의 넷북 NB305의 347.9보다 약간 높은 수치다(그나마 다행이다. 넷북보다 낮게 측정되지 않아서).
그러나 앞서 동영상을 보거나 인코딩 작업 등의 테스트 때 체험한 바로는, CPU가 그다지 힘겨워 하는 느낌을 받지 못한 관계로 상기 벤치마크 측정 결과는 그냥 상징적인 의미로서 이해하기로 했다.
윈도우7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기능중의 하나인 Windows 체험지수는 아래와 같다.
여러 항목 중 T230의 그래픽 항목이 3.4를 기록하였는데, 이는 중저사양의 온라인 게임(서든어택, 피파온라인2 등) 및 단순 작업 위주의 그래픽 프로그램을 구동시키는데 크게 지장 없는 수준이다. 위와 같은 객관적 테스트 데이터들을 뒤로하고, 이제 실제 3D게임 구동을 통해 성능 점검을 하기로 했다. 초당 프레임 수를 측정하는 'Fraps'를 실행한 상태에서 피파온라인2 먼저 테스트 했다.
피파온라인2에 대한 프레임 수는 대략 20을 전후로 큰 변화가 없었다. 전체적으로 게임에 악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아주 가끔씩 순간적인 끊김 현상(랙)은 발생하곤 했다. 이는 내장 그래픽 카드(인텔 HD 그래픽)의 부실함 때문이기도, 또는 게임 제공사인 피망의 서버상태에 따른 영향 때문일 것이라 짐작되었다.
이어서, 역시 같은 방식으로 FPS 게임 스페셜포스를 실행했다. 각 진영당 8명씩 총 16명 정원이 꽉 찬 상태에서 팀 데쓰 매치를 진행하는 동안 프레임 수는 평균 32정도로, 게임에 몰입하는데 나름대로 원활한 수준이었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야구게임 슬러거를 실행시켰다. 최저 14, 최대 33, 평균 25 전후로 프레임이 측정되었고 게임을 하는데 있어서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Performance test나 Windows7 체험지수가 제시한 T230의 테스트 수치는 일반적인 넷북 수준과 비슷한 것으로 나왔으나, 동영상 감상이나 편집, 멀티태스킹, 온라인 게임 플레이 등 전반적인 성능을 실제로 체감해 보니,당초의 성능적 의구심을 말끔히 해소할 수 있었다(역시 이론과 실전은 다르다). 넌 넷북이냐 노트북이냐?
여러 가지 기능 테스트를 거친 결과 T230은 당초 예상보다는 약간 더 대견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T230에게 ‘메인 같은 서브’라는 수식어를 달아주기엔 전체적인 성능 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그 보다는 ‘넷북의 간소함을 겸비한 서브급 노트북’이 T230에 대한 더욱 현실적인 표현이 아닐까 싶다.
가격도 T230은 서브 노트북 급으로 분류 되기에 적합한 수준이었다. 현재 도시바 코리아의 온라인 쇼핑몰(shoptoshiba.co.kr/)에 나와있는 T230의 공식 판매가는 99만 9천원이다(2010년 8월 말 기준). 그러나 T230에 대한 네이버 쇼핑몰 최저가를 검색해보니 옥션(auction.co.kr)에서 774,320원에 구매가 가능한 것으로 나왔다. 이 정도 가격이면 13인치 울트라씬 노트북으로는 적절한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원래 울트라씬이 넷북과 일반 노트북의 중간자적 위치라 할 수 있으니, 두께와 무게는 넷북과 비슷하지만 성능은 일반 노트북에 버금가는 수준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도시바 포테제 역시 T230 역시 울트라씬 영역에 적합하다 말할 수 있다. 서브 노트북으로 넷북을 고려하고 있었다면, 그리고 통신 상품에 사은품으로 엮인 공짜 넷북을 원하는 게 아니라면 포테제 T230과 같은 울트라씬 제품도 의미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글 / 주인식 (jooinsi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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