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고 댄스팝 작곡팀 '이-트라이브'와 티아라의 어색한 결합
●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가사, 그리고 실험적 편곡…과도한 케이팝의 진화?
■ Yayaya - 티아라(T-ara)
"Let me seeya LaLaLaLa Love me hey YaYaYaYa Shubidubi ShaLaLaLaLa 우리 둘이 YaYaYaYa Let me seeya LaLaLaLa Love me hey YaYaYaYa" (…) Ah Ah Ah Go it Go it Go it Go it Go Many Many Many 이따만큼 이따만큼 또 두근두근 두근대 또 떨리네 Go it Go it Go~"
12월 초 국내 가요계의 화제는 '소녀시대'나 '카라'가 아니라 '티아라(T-ara)'다.
6인조에서 새로운 멤버 화영을 추가해 7인조로 재편한 걸그룹 티아라는 12월1일 두 번째 미니앨범 'T-ARA VOL.TWO/TEMPTASTIC'을 발매하고 더블 타이틀곡인 '왜 이러니'와 'yayaya'로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지난 3일 KBS2 '뮤직뱅크' 출연으로 컴백한 티아라는 소녀시대와 카라의 양강 구도를 깨트릴 수 있는 주역으로 거론된다. 복귀하자마자 타이틀곡 둘 모두 음원차트 상위권을 차지했다. 케이팝 열풍의 차세대 주자 1순위로 거론되며 일본 진출도 준비 중이다.
이번 앨범에선 티아라가 지난해 발표해 정상에 오른 'Bo Peep Bo Peep'의 뒤를 이어 '후크송' 트렌드를 주도하는 'yayaya'가 화제의 중심이다. 인디언 분장을 한 7명의 멤버들이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신비로운 주문을 반복하는 장면은 단박에 케이팝 팬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무엇보다 한번 듣고 따라 부르기 힘든 난해한 가사가 논란이 됐다. 걸그룹 특유의 섹시한 분위기마저 포기한 인디언 복장도 입방아에 올랐다. 완전히 실패한 컨셉트라는 비관적 평가와 흥미로운 실험이라는 호의적인 평가가 팽팽하게 맞서면서 새 앨범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나아가 실험적 안무와 컨셉트를 내세운 '야야야'는 케이팝의 현 세태에 대한 논란으로 확전 되는 양상이다. 중독성을 노린 '후크송'과 이슈만을 좇는 퍼포먼스 양산으로는 케이팝의 미래가 어둡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 케이팝 열풍의 주역 'E-tribe'의 실험적 작품 '야야야'
단순히 흥미로운 실험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야야야'가 뜨거운 논쟁을 불러 모은 이유는 작곡가가 신한류의 주역인 E-TRIBE(이-트라이브)이기 때문이다. E-TRIBE는 작사·작곡·편곡을 담당하는 안명원과 프로듀서인 E.D 두 사람이 팀을 이뤄 활동하는 작곡가 팀을 의미한다.
당초 YG기획에서 가수를 꿈꿨던 이들은 2008년을 강타한 이효리의 'U-Go-Girl(유고걸)'부터, 2009년 소녀시대의 'Gee'와 명카드라이브의 '냉면', 카라의 '요를레이'를 연이어 히트시키며 케이팝의 최고 인기작곡가로 자리매김 했다. 최근 국내 거의 모든 걸그룹들이 이-트라이브에 줄을 서서 곡을 기다리고 있을 정도다.
특히 대형 연예기획사를 중심으로 편 가르기를 해온 케이팝 구도에서 '이-트라이브'란 걸출한 스타의 등장으로 작곡가의 비중이 확연하게 높아졌다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거물이 최근 도약을 준비 중인 티아라에게 2집 타이틀 위상을 지닌 '야야야'를 건네주었으니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던 것.
'야야야'는 노래 전체가 독특한 의성어와 후렴구로 채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독성을 전면에 내세운 노래다. "지지지지 베이비베이비~'가 반복되는 소녀시대 '지(Gee)'에서 한두 발짝 더 나간 작품인 셈이다.
가사는 자연스럽게 분절돼 듣는 사람이 단번에 알아차리기 힘든 구조를 특징으로 한다. 이-트라이브는 "중독적인 후크 기법을 이용한 일종의 수수께끼 형식으로 독특한 표현과 궁금증 유발을 위한 것"이라며 작품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가사의 전달력이 논란이 되자 이-트라이브는 직접 노래를 해설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Let me see ya LaLaLaLa Love me Hey YaYaYaYa'는 '당신을 사랑하는 날 바라봐 주세요'라는 의미이며, 'Go it Go it Go it Go'는 "나의 마음을 고이고이 접어 당신에게 보냅니다'라는 게 이들의 친절한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수수께끼 마케팅'이라고 평가하며 이전과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대중과 소통했다는 찬사를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실험에 대한 혹평도 만만치 않다.
■ "너무나 우스꽝스러운 퍼포먼스" Vs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도전"
우선 전통적인 댄스 악곡 수준을 뛰어넘은 지나친 음계와 박자 파괴가 논란이 됐다. 전체적으로 댄스팝이라고 규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산만하고 후렴구의 연속이라는 비판이다.
귀엽고 재기 넘치는 티아라의 컨셉트에 도움이 되는 지도 논란거리다. 블로그엔터의 허미선 편집장은 "일견 '야야야'가 1집의 히트곡인 '뽀삡뽀삡'의 연장선상에 있어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기존 티아라의 컨셉트와 이질적이다"며 "다른 신곡인 '왜 이러니'가 보다 티아라스러운 곡이다"고 평가했다. 일렉트릭 사운드와 최신의 트렌드인 '후크송' 컨셉트를 극단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에 자극을 넘어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돌변했다는 게 혹평의 요지다.
그러나 비판은 노래보다는 오히려 퍼포먼스에 집중된다. 인터넷에서는 이미 '야야야'의 퍼포먼스를 '개그콘서트'의 이수근이 불렀던 '키컸으면'이란 노래와 절묘하게 합성한 이미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야야야'의 퍼포먼스가 멋지다기보다는 우스꽝스러워 걸그룹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는 평가다.
게다가 뮤직비디오에 담긴 '식인종+인디언'의 결합도 논란거리다. '야야야'를 야만인들의 의성어로 해석해 티아라 멤버들이 인디언 복장을 하고 뮤직비디오에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의 시선을 고려하지 않은 지극히 국내만을 겨냥한 좁은 시각의 마케팅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현현 대중음악평론가는 "심각한 인종 차별적 소지가 있는 무개념적 퍼포먼스가 메이저 걸그룹의 신곡에서 발견되는 것이 개탄스럽다"며 "특히 아시아 팬들의 반발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혹평했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우스꽝스러운 분장과 제대로 된 노래 형식도 포기해 가면서 단순하게 화제를 위해 만든 퍼포먼스"라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케이팝 최고의 스타 '이-트라이브'과 떠오르는 '티아라'가 결합한 '야야야'는 케이팝의 진화의 산물이 아니라 돌연변이에 가깝다는 것이 전체적인 평가다.
현재 '야야야'는 다양한 관심과 화제 속에 음원차트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그냥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케이팝의 미래와 관련된 중요한 이슈로 발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케이팝의 흐름이 지나치게 댄스팝에 치중돼 있어 실험의 여지가 갈 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티아라는 이 같은 논란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컨셉트로 새로운 신한류스타로 도약할 수 있을지, 이번 2집 미니앨범을 평가하는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정호재 기자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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