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시즌 넥센 강귀태(32사진)는 ‘기록 파괴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8월 류현진(한화)의 연속경기 퀄러티스타트 기록을 홈런 한 방으로 무너뜨린 이후, 2007년 리오스(두산)와 2008년 윤성환(삼성) 퍼펙트 행진을 깬 이색경력이 다시금 주목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귀태는 “2011시즌에는 남의 기록을 깨기보다 내 기록을 세우고 싶다”고 밝혔다. 곧이어 놀라운(?) 목표가 공개 됐다. 바로 ‘20-20클럽(홈런20개-도루20개)’ 가입이다.
호타준족의 상징인 20-20클럽은 특히 포수에게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20-20클럽에 가입한 포수는 2001년 당시 현대 소속이던 박경완(24홈런-21도루)이 유일하다. 13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도 20-20클럽에 가입한 포수는 1999년 당시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이던 이반 로드리게스(35홈런-25도루) 뿐이다.
가장 최근에는 2007년 러셀 마틴(LA 다저스)이 19홈런-21도루로 역사적인 기록 달성을 아쉽게 놓쳤다. 7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프로야구에서는 포수출신으로 한 시즌 20홈런-20도루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강귀태가 전 세계에서 2번 밖에 나오지 않은 대기록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이미 타격실력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정평이 나 있던 그이지만, 프로입단 이후 한 시즌 최다홈런은 8개(2005년)개에 불과하다. 목표달성을 위해 파워향상은 필수. 그래서 그는 현재 수원 자택 근처에서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몸만들기에 한창이다. 홈런보다 더 높아 보이는 산은 도루. 강귀태의 통산 도루가 8개에 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귀태는 “사실 내가 뛰지 않았을 뿐이지 발은 빠르다”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박경완이 최초로 20-20클럽 도전을 밝힌 곳은 2000년 최우수선수(MVP) 시상식장이었다. 당시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마침내 불가능해보이던 목표는 현실이 됐다. 강귀태 역시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